원예식물과 온도관리
원예식물과 온도관리
  • 미래한국
  • 승인 2010.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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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선의 원예이야기] 김기선 서울대 교수(식물생산과학부)
▲ 벤자민 고무나무


지구상에서 식물의 분포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온도와 물이라고 하는데 그중 온도가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우리나라는 규모가 작아 크게 구분이 잘 안 되지만 미국 대륙을 보면 남과 북이 온도에 의해 나뉘고, 동서도 비가 많이 오는 동쪽과 잘 안 오는 서쪽으로 나뉘는 것을 보게 된다.

가정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데 있어서도 같은 원리가 작용된다. 온대성식물은 아열대성 식물에 비해 약 10도 정도의 낮은 온도, 즉 일 평균온도를 볼 때 약 20도 전후의 온도에서 생장을 잘 한다. 저장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많이 보는 온대성 채소나 과일, 심지어 장미와 나리와 같은 꽃도 5도 전후의 온도에 보관하는 데 반해 열대성 난초 등과 바나나 같은 열대성 과일 등은 10도 이상의 온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그 이하에서 보관하면 냉해를 입어 조직이 쉽게 파괴된다. 흔히 온도하면 기온만 생각하기 쉬운데, 식물이 자라는 데는 식물체 온도와 지온이 더 중요하다. 물론 이 둘은 기온의 영향을 받는다. 화분을 한 여름철 창가에 놓다 보면 작은 화분의 경우는 화분이 뜨겁게 돼 화분속의 뿌리가 죽게 된다. 이때는 화분을 안으로 옮기든지, 창문에 발을 늘여뜨리거나 습자지 등을 붙여 광도를 약하게 하여야 한다.

또한 여름에 마당에 놓여 있던 호스로 물을 주게 주면 호스 속의 물이 뜨거운 상태라 식물을 데워죽일 수 있다. 그러므로 뜨거운 물은 흘러 버린 후 시원한 물로 관수해야 한다. 겨울철은 물이 차가워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관엽식물과 같이 열대성 식물들은 아주 차가운 물로 관수를 하면 식물체가 쇼크를 받아 상하게 된다. 겨울철 문이나 창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 때문에 식물이 죽는 수도 있다. 작은 화분은 식물체 전체가 다 죽을 수 있으나 큰 화분의 경우에는 지상부 일부만 죽고 밑에서 다시 살아나온다.

사진에 보는 바와 같이 벤자민 고무나무가 추운 겨울날 복도에서 잎과 가지가 얼어 죽어서 떨어졌지만 지하부와 아래가지가 아직 살아 있어 밑에서부터 다시 새 가지와 잎들이 솟아 나오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온도는 생육뿐만 아니라 꽃이 피게 하는 데도 필요하다. 겨울철 추위를 받아야만 군자란은 꽃이 잘 핀다. 국화나 작약 등 온대성 숙근초, 튤립과 수선화 같은 추식구근류, 팬지와 같은 추파성 일년초 등도 겨울의 추위를 지내야 다음해 생육이 강건하고 꽃도 잘 핀다.

집에서 채소나 꽃 종자를 파종해 키우려면 물과 같이 온도는 절대적이다. 보통 20도 전후의 온도에서, 그것도 가능하면 자연 상태처럼 주야간 온도를 달리 해 주면 발아가 잘 된다. 이때의 온도는 종자가 묻혀 있는 토양의 온도이다. 온도는 햇빛과 바람 등의 영향을 받는다. 여름철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발을 쳐 주거나, 살수를 해 주거나 해서 온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더운 여름철 우리가 짜증을 내는 것처럼 식물도 짜증을 낼 수 있다. 식물을 보면서 인간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식물을 키우는 원예치료가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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