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가 살면 교회가 산다
예배가 살면 교회가 산다
  • 미래한국
  • 승인 2010.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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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큰교회의 성장비결]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


지난 7월 4일 삼일교회 출석인원은 2만1,897명이었다. 이 가운데 1만 명 이상이 미혼 청년이고 교인 평균 연령이 27세이다. 1963년생인 전병욱 담임목사보다 나이 많은 교인은 5%에 불과하다.

삼일교회는 숙명여대 강당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2009년 4월부터 서울 용산구 청파동 1가에 위치한 이 교회 교육관인 베다니관에서 예배드리고 있다. 작은 공구상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서울역 철로변 이면도로에 갑자기 젊은이들이 북적이자 삼일교회는 택시기사들도 아는 교회가 됐다.

▲ 숙명여대 강당
삼일교회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 교회는 교인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프로그램도 조직도 없다. 교회마다 흔하게 실시하는 제자훈련도 하지 않는다. 새벽기도, 주일낮, 수요예배 때 각각 시리즈로 이어가는 전병욱 목사의 설교가 성경공부를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전병욱 목사가 꼽는 교회성장 비결은 ‘예배’이다. ‘예배가 살면 교회가 산다’는 신념 아래 예배를 철저히 강조한다. 많은 교회에서 저녁예배를 오후예배로 대치하고 가정예배를 독려하는 것과 달리 삼일교회는 주일에 7번의 예배를 드린 후 저녁예배로 주일을 마감한다. 주일 출석통계에 저녁예배는 포함시키지 않는데 7월 4일 저녁예배에 5,059명이 참석했다.

▲ 베다니관
삼일교회는 매일 새벽 세 번의 예배를 드리는데 평균 2,000여 명이 참석한다. 1년에 몇 차례 특별새벽기도회를 4주 연속 드리는데 올해 6월에 열린 특별새벽기도회에 매일 7,000여 명이 참석했다.


젊은이 정서에 맞춘 메시지 전달

요즘 교회마다 금요철야예배를 금요저녁예배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삼일교회는 금요일 밤 11시에서 토요일 새벽 1시 30분까지, 토요일 새벽 2시부터 4시까지 두 차례 예배를 드린다. 금요철야 1부에 평균 3,000여 명이 참석한다. 목요일에는 목요찬양예배, 토요일에는 리더모임이 열려, 삼일교회는 새벽은 물론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한 저녁에도 교회가 북적인다.

전병욱 목사가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새벽예배이다. 그래서 삼일교회의 성장은 ‘한국형 부흥’으로 평가받는다. 새벽 3시 이전에 출근하는 전 목사는 새벽에 부지런하면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삼일교회는 밤에 열리는 회의가 한 건도 없다. 교역자회의나 평신도들의 모임인 진별 회의도 아침 7시에 열린다.

전병욱 목사가 꼽는 또 하나의 교회 성장비결은 ‘젊은이들의 코드를 읽은 것’이다.

“삼일교회는 성장을 목표로 하지 않았고 저 또한 성장주의자가 아닙니다. 성장을 위한 이벤트도 별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교회의 시대적 사명에 충실하면서 교회 운영의 투명성을 높였고, 젊은이들의 정서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이 성장비결이라면 비결일까요.”

전병욱 목사는 애초에 청년선교를 목회 목표로 삼은 건 아니라고 했다. 청년들을 전도하기가 제일 쉬워 청년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전 목사는 “우리 교회 교인 비율은 한국 평균 연령대와 비슷합니다. 오히려 다른 교회에 청년들이 없는 거죠. 길거리에 나가보세요. 젊은 사람이 훨씬 많잖아요”라고 말한다.

전 목사는 1994년에 갓 30세의 나이로 삼일교회 3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삼일교회는 1950년대에 교인이 700여 명이었으나 세 차례의 큰 분쟁으로 전 목사가 부임할 당시에는 교인이 80여 명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대개 나이 드신 분들이었다. 삼일교회에 처음 왔을 때 너무 막막해서 멍하니 앉아 눈물 흘린 적도 많았다고 한다.


교회 예산 60% 선교비 지출 목표

▲ 전병욱 목사
삼일교회의 성장배경에는 단순성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출석 교인이 2만 명이 넘는 삼일교회 전임교역자는 29명이고 현재 장로는 7명에 불과하다. 삼일교회는 2009년 6월에 장로, 권사, 안수집사를 뽑았는데 마치 국회의원 선거를 하듯 후보들의 사진을 담은 벽보를 교회에 게시했다. 벽보에는 지난 3년 간 십일조 액수와 성경통독 횟수, 선교현장 동참 횟수 등을 기록했다. 그 결과 장로 1명, 안수집사 1명, 권사 1명이 낙점됐다. 이러한 방식은 교회사상 최초라고 할 수 있는데 전 목사는 교인들에게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삼일교회는 20개 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개 진마다 담당 교역자가 배정되어 있다. 평신도 진장도 5명이나 배출했다. 한개 진은 보통 15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일교회 교인은 전원 예배참석 전에 팀별 모임을 갖고 모든 봉사활동과 선교활동도 팀 단위로 이동한다. 1년에 한 번씩 개편을 하기 때문에 조직이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교회가 협소해 주일 예배도 교회에서 지정해주는 시각과 장소에서 진별로 드린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수천 명의 교인들이 국내외 선교를 떠난다. 전병욱 목사는 ‘돈만 후원하는 선교가 아닌 몸이 가는 선교’를 부르짖으며 교회 예산의 60%를 선교로 쓰고 교인의 60%를 선교지로 보낸다는 목표 아래 달린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지역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선교를 펼치고 있으며 모든 국내외 선교 현장에 전병욱 목사가 동참한다. 담임목사가 일반 청년들과 같이 필드에 나가 뛰는 것이 교회에 파워가 넘치는 또 하나의 비결이다.

매년 3월이 되면 삼일교회는 서울시내 46개 캠퍼스 신입생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펼친다. 캠퍼스 전도는 주로 선교단체가 맡고 있다. 일반 교회 가운데 대대적으로 캠퍼스 전도에 나서는 곳은 삼일교회가 유일하다. 한 해에 800명의 신입생이 삼일교회에 등록한 기록도 있다.

삼일교회의 성장은 인터넷을 매개로 한 전교인의 단결력에서 비롯된다. 삼일교회는 samilchurch를 넣은 도메인 여러 개를 선점해 한국교회 최초로 인터넷 사이트를 열었다. 전병욱 목사는 2~3일에 한 번씩 자신의 근황을 사진과 함께 교회 사이트에 공개하고 교인들과 댓글로 소통을 하고 있다. 최근에 트위터를 개설했다. 교회 사이트에 링크된 전 목사의 설교는 설교마다 조회수가 2만~6만에 이른다. 교회 사이트 가운데 검색 순위 1, 2위를 다투는 삼일교회의 하루 평균 접속자는 3만 명을 웃돈다.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가 6,330만회에 이른다.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독서를 엄청나게 많이 하는 전병욱 목사의 설교는 남성적이며 동시대의 트렌드를 리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것이 이 시대 청년들과 접속점을 만나 대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전병욱 목사는 설교 때마다 분명한 메시지를 선포해 행동하는 교인이 될 것을 당부한다. 이에 호응하는 젊은 교인들의 열기로 교회가 늘 활기차다. 전병욱 목사의 설교를 담은 서적은 발간될 때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신앙은 보수적이고 삶은 진보적’이라고 말하는 전병욱 목사의 소망은 ‘하나님의 말씀을 잘 대변하는 것’이다. #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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