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에 신음하는 한국교회
이단 신천지에 신음하는 한국교회
  • 미래한국
  • 승인 2011.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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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사는 A씨(45세)는 최근 가정문제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몇 달 전부터 아내가 함께 다니던 교회에 새로 부임한 목사의 설교에 이러쿵 저러쿵 비난을 하더니 급기야는‘교회를 옮기자’고 다그치기 시작했던 것.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아내를 달랬던 A씨는 여느 주일처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그만 상상할 수도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아내가 어느 틈엔가 처음 보는 교인들 사이에 앉아서 담임목사의 설교에 큰 소리로 “목사님, 회개하십시오”, “구원은 보혜사(‘신천지’ 교주 이만희 목사를 지칭)만을 통해 이뤄집니다”라고 함께 외치며 예배를 방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교인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꿋꿋이 설교를 진행하던 목사는 더 이상의 소란에 견디지 못하고 서둘러 기도로 설교를 끝냈다.


“저들은 우리의  밥”, 정통 교회들을 접수 대상으로

그로부터 한 달 후 A씨가 출석하는 교회는 담임목사의 퇴임을 요구하는 신도들과 거부하는 측으로 나뉘어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었고 교회를 지키려는 A씨는 이 문제로 아내로부터 이혼 통첩을 받고 말았다. 그 교회는 얼마 후 문을 닫았다. 

2006년 8월 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이만희 목사(87)를 재림主, 보혜사(代言者)로 신격화하는 ‘신천지’를‘한국교회가 경계해야 할 가장 위험한 이단’으로 규정했다. 신천지는 과거 문선명의 ‘통일교’나 신앙촌 박태선의 ‘전도관’과는 달리 기성교회를 대상으로 한다. 그들은 교묘히 신분을 감추고 침투해 교회를 분열시켜 성도들을 빼돌리거나 아예 통째로 교회를 점령하는 방법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에 기술된 A씨 가정과 그가 출석하는 교회의 경우는 ‘신천지’가 침투한 많은 교회와 가정에 반복돼 일어나고 있는 ‘일반적’ 현상이다.  

또한 문제는 신천지가 대형교회보다는 성도 200~300명 규모의 중소교회와 지방의 재정이 어려운 교회들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국 교회를 이끄는 대형교회들이 신천지의 폐해를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신천지가 활동을 시작하던 80년대 중반에 1,000여명에 이르던 신도는 2008년경에는 약 5만여 명으로 늘었고 이들이 ‘추수꾼’이라 부르는 침투조에 의해 ‘산 옮기기’라는 성도유출 공작으로 신천지가 장악한 전국 교회의 수는 약 50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이단 문제를 연구하는 <현대종교>가 밝힌 신천지는 과천의 본부를 중심으로 지역별로 12지파라 불리는 교회와 전국 70개 신학원, 1대1 교리교육을 실시하는 300개의 ‘복음방’을 운영하고 있다.

▲ 강사에게 충진이라고 외치며 경례를 하는 400여명의 신천지 측 포교자들 (자료출처:월간<교회와신앙>)
충격적인 것은 이 신천지가 정통교회들을 타락의 상징‘바빌론’이라고 부르며 파괴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월간 <교회와 신앙>이 최근 입수한‘맛디아’라고 불리는 신천지 한 지파의 전도사수련회 동영상 자료는 섬뜩한 장면을 담고 있다. 거기에는‘가나안 정복 7단계 추수 전략’이란 주제로 신천지 포교자가 정통교회 안으로 들어가는 전략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정통교회를 향해 ‘저들은 우리의 밥이다’라고 외치는 모습이 등장한다. 온누리교회의 하용조 목사, 사랑의교회 옥한흠 원로목사 등 대형교회 목회자들에 대해서도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한다.


기존 교회 접수 7단계 전략
 
이 동영상에 따르면 기성교회에 대한 7단계의 ‘정복’ 방법은 이리옷 가장하기, 정탐하기, 성 돌기, 알곡 선정하기, 목자되기, 정복하기, 추수하기로 나눈다. 이 가운데 ‘이리 옷’ 가장,·정탐,·성 돌기 단계는 정통교인으로 가장해 교회로 들어가 정보를 캐내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교회의 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온갖 모략을 동원한다. 아울러 그들은 기성 대형교회에서 철저히 제자훈련을 받은 사람으로 위장한다. 전도사 등 사역자를 구하기 어려운 처지의 교회는 좋은 먹잇감이 된다. ‘알곡 선정하기’에서는 포교할 대상을 물색하고 ‘목자 되기’에서는 주로 교회 안의 양육 리더 자리를 꿰차는 단계다.

이러한 신천지의 정통교회 침투를 통한 포교방식은 그 과정에서 기존 교회 내 성도들과의 반목과 갈등, 사역자에 대한 폭행 등과 함께 성도들의 가정을 심각하게 파괴함으로써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 신천지 교주 이만희, 육적 영생을 주장하는 이만희는 최근 건강악화로 설교를 못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신천지에 빠진 피해자들을 위한 회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안산 상록교회 진용식 목사(한기총 이단대책위 부위원장)는 본지와 인터뷰에서“추수꾼이라 불리는 신천지 포교자에 의해 한 교회에서 무려 400명의 성도가 신천지로 빠져 나간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심각한 것은 이러한 신천지의 교회 침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미주 한인교회에 까지 급속하게 번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14~16페이지) 실제로 진용식 목사의 조사에 의하면 최근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이 지역 내 30개 교회들에 신천지 포교조가 파송돼 침투했는데 침투한 지 불과 1년도 안 돼 청년회 등 교회의 주요 역할들을 장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국제종교문제연구소 탁지원 소장은 “과거와 달리 최근 이단문제로 가장 많은 전화와 상담이 신천지와 관련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해와 이단 신천지의 폐해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만희를 ‘재림주’로 신격화, 인터넷 <천지일보> 만들어 영향력 확대  

이러한 신천지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신천지의 뿌리는 ‘주의 어린 종’임을 자칭하며 이단으로 활동하다가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바 있는 1960년대 유재열의 장막성전으로부터 시작한다.

1931년 9월 15일 경북 청도군 풍각면 현리 702번지에서 태어난 이만희는 17세에 서울로 상경해 장막성전 유재열의 집회에 참석한 후부터 유재열을 추종하다가 1967년 2월 재산을 다 털리고 사기를 당했다고 한다. 1971년 9월 7일에는 40개 항목의 혐의로 유재열과 측근 신도 김창도를 고소해 법정에 세우기도 했다.

그 후 1978년 장막성전의 영명(靈名) ‘솔로몬’으로 통하던 백만봉을 추종하며 ‘솔로몬 창조교회’ 12사도 조직의 하나로 있다가 1980년 3월 14일 자신을 따르는 세력을 규합해 경기도 안양에 신천지 중앙교회를 설립했으며 현재는 과천으로 이전했다.

최근에는 과천에 본부교회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과천시의 승인을 득하지 못하자 과천시장을 종교탄압자로 몰아세우고 <천지일보>라는 인터넷 매체를 설립해 집단적인 정치투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신천지가 이단으로 규정된 배경에는 목사 이만희의 자의적 성경왜곡과 자신을 신격화한다는 점에 있다. <현대종교>에 의하면 신천지는 ‘성경에서 말하는 재림주는 예수가 아니라 이만희 자신’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성경은 암호로 기록됐으며 비유와 상징으로만 해석되며 도(道)의 맥을 다룬 영적 차원의 기록’이라 주장한다. 또 ‘믿는 자는 영생(永生)한다’고 하는 등 사이비 이단 ‘영생교’와 흡사한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 (표 신천지의 주요 교리 참조)

하지만 최근 교주 이만희가 건강이 급속히 악화돼 휠체어를 타고 집회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영생을 약속받은 재림주라는 이만희의 사망 시 신천지 교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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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는 다른 이단종파나 사이비종교들이 그렇듯 신천지의 이단성을 알리는 사람들과 교회에 대해 폭력과 테러를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2년 전남대에서 벌어진 신천지의 캠퍼스 포교에 맞선 기독 동아리단체에 대한 테러를 비롯 최근 전주에서는 신천지에서 20여년간 활동하다 탈퇴, 신천지의 이단성을 알리는 활동을 하던 한모 씨에게 신천지 신도들이 폭행을 가했다가 전주지검으로부터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단성 폭로, 탈퇴자들에 대해 협박과 테러 자행  

신천지를 이탈하려는 교인에 대한 협박과 테러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5년 신천지에 빠졌다가 탈퇴를 결심했던 민모 씨(여. 25)는“가족들의 반대에 갈등하자 신천지에서는 여기서 포기하면 3대가 멸하는 저주를 받는다고 위협했다. 내가 전도한 자매의 어머니에게도 곧 오래 못 살 거라며 저주를 퍼부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신천지의 차가움에 몸서리쳐졌고 회의감이 들었다" 고 본지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다른 한 이탈 신도는 “신천지의 추수꾼으로 활동하면서 정말 괴로웠다. ‘추수밭’으로 정한 교회의 담임목사님을 헐뜯기 위해 온갖 거짓말과 음모를 꾸며대는 과정에서 죄책감에 못이겨 목사님께 고백하려 하자 신천지 측으로부터 ‘생매장을 시켜버리겠다’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협박을 당했다”고 털어 놨다.

이와 관련해 이단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진용식 목사는 “한국 정통교회들이 신천지와 같은 이단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이유에는 1차적으로 이단에 대한 사역자들의 무지함이 원인”이라며 “하지만 많은 교회들이 구원의 원리를 성도들에게 가르치고 있지 않는 점도 성도들이 신천지와 같은 이단에 쉽게 빠져드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현대종교>는 “교회 밖에서 성경을 공부하자는 제의를 받게 되면 일단 신천지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자녀들이 성경공부를 위해 교회 밖의 모임에 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


한정석 편집위원. 前 KBS PD
kalito7@futurekorea.co.kr

<현대종교>가 공개한 신천지의 이단적 교리

① ‘인자가 구름타고 오신다’ 함은 ‘성령께서 육체로 오신다’는 뜻이며 재림주는 예수라는 이름이 아니라 다른 이름으로 오신다고 주장하며 이만희 자신이 다른 이름으로 오신 보혜사 성령이라고 한다.
② 음부는 이 세상이요 이 세상은 사망이라고 한다.
③ 성경의 천사는 인간이라고 한다.
④ 신천지교회의 교리서라고 하는 ‘신탄’은 통일교에서 이탈한 김건남의 저서로서 김백문의 ‘성경의 근본원리’와 정득은의 ‘생의 원리’ 변찬린의 ‘성경의 원리’ 통일교의 ‘원리 강론’의 내용과 유사하다.
⑤ 성경론 : 성경은 암호로 기록된 책이고 비유와 상징으로 기록된 책이라고 하며 도(道)의 맥을 다룬 영적 차원의 기록이라고 한다.
⑥ 계시록 : 계시록은 성구 해명을 요구하는 말씀이 아니라 예언된 그 실상이 나타남으로써 이루어지는 말씀이라고 한다.
⑦ 삼위일체론 : “예수는 이미 육체에 거하는 혼이며, 하나님의 보좌는 성령이신 본체 神이 좌정하는 자리다. 즉 성령과 예수의 혼과 땅의 육체 이 셋이 연합하여 하나가 되는 이것이 하나님의 보좌이다. 따라서 이 삼위가 일체되는 날 그 날이 여호와의 한날이요 변화 성신하신 神人이 탄생하는 날이다”라고 주장한다.
⑧ 영생론 : “믿는 자는 영생한다고 하셨으니 실제로 믿는다면 실제로 영생해야 마땅하다”라며 조희성이 설립한 영생교의 영생론과 흡사한 주장을 한다.
⑨ 천국론 : “성경에는 사후 천국에 관한 기록이 단 한 구절도 없다”고 주장하고 지상천국과 신천지를 주장한다.
⑩ 부활론 : 부활을 불교의 윤회와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그 몸이 윤회 환생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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