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섬김 실천하는 '조용한 카리스마' 이성미
사랑과 섬김 실천하는 '조용한 카리스마' 이성미
  • 미래한국
  • 승인 2011.08.13 1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근미가 뛴다

 
연예인이 가장 두렵게 생각하는 일은 대중들에게 잊혀가는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공백을 두지 않고 활동하려 애쓴다.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연예인이 허다하지만 7년 만에 돌아와도 바쁘기만 한 사람이 있다. 방송인 이성미 씨는 2002년 9월 캐나다로 갔다가 7년 만에 돌아와 바로 방송에 복귀한 이후 몹시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

현재 SBS 러브FM ‘이성미의 이야기쇼’, Story on ‘친절한 미선씨’, CTS ‘예수사랑 여기에’, good TV ‘매일 주와 함께’, CGN ‘정글스토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성미 씨의 과거 명성을 안다면 그리 놀랄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은혜로운’ 인터뷰

오자마자 복귀하여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승승장구하는 비결을 묻자 “주님의 은혜지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첫마디에 ‘주님’이 등장하는 바람에 인터뷰는 계속 ‘은혜롭게’ 이어졌다.
그녀는 캐나다로 갈 때 다시 돌아올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 떠나기 전날까지 방송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던 그녀는 당시 많이 지쳐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데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주병진 사건의 결정적 증거를 수집해 무죄판결을 이끌어내느라 진이 빠진 상태였다. 세 자녀의 교육문제도 있어 캐나다에 눌러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캐나다에서 생활한 지 5년 반이 된 시점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왔다가 귀국을 결심했다.
“지금도 그 광경이 또렷이 기억나요. 홍대 거리에 어떤 여학생이 만취해 쓰러져 있었는데 예수님이 그 학생을 안고 우시는 환상이 보였어요. 저도 서서 같이 울었어요. ‘이 땅에 저렇게 쓰러져 가는 아이들이 많구나, 저런 청년들을 끌어안아야겠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바로 ‘다시 돌아 오겠습니다’라고 기도했죠.”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7년 만에 귀국했다. 캐나다에 가서 처음 2년은 원 없이 쉬었다고 한다. 자연과 더불어 휴식할 때 편안하고 행복했으나 사춘기 아들과의 전쟁 아닌 전쟁으로 피곤한 게 문제였다.

“아들이 새 환경에 적응을 못한 데다 외로우니까 컴퓨터 게임만 하는 거예요. 두 딸은 아직 어려서 화풀이 대상이 아니니 아들하고만 부딪쳤죠. 애한테 욕을 하고 악다구니를 하면서 화를 많이 냈어요. 교회 가서는 ‘쟤 때문에 살 수가 없습니다’ 하면서 늘 아들을 변화시켜달라고 기도했죠.”

어느 날 또 게임에 몰두하는 아들에게 욕을 하자 아들이 “교회 집사가 집안에서 이러는 거 밖에서 알 리가 없다”고 말해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새벽기도에 가서 아들을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하면서 바뀌지 않는 것에 분노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화가 나서 밥을 차려주고는 뒤통수에다 대고 ‘뭐가 되려고 그래 이 미친 새끼야, 넌 날 샜어. 돌아이 같은 놈아’라고 욕하며 뒤돌아서는데 ‘니 아들 니가 말한 대로 만들어줄까?’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순간 17년 동안 아이한데 한 각종 욕이 막 지나가는데 애 마음이 찢어져 피를 흘리는 것 같은 느낌이 저한테 전해졌어요. 두려워서 견딜 수가 없어 방에 가서 기도를 드렸지요. ‘하나님 이렇게 참으시는 줄 몰랐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하고 철저히 회개하고 나니 입에서 욕이 완전히 떠났어요.”

자신이 욕을 안 하자 아들이 금단현상으로 괴로워했다며 웃었다.
“게임을 하고 공부를 안 해도 엄마가 욕을 안 하니까 아들이 더 무서워하면서 ‘왜 그러느냐’는 거예요. 모아놨다가 언제 폭발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나 봐요. 어느 날 아들이 ‘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셔. 엄마가 바뀐 거 보니까’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날 있었던 얘기를 아들에게 해줬어요. 그러면서 아들과의 관계가 회복됐어요.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걸 그때 깨달았어요. ‘하나님이 변화를 원하신 건 바로 나였구나’ 하는 것도 알았죠.”

스물세 살이 된 아들 조은기는 지금 캐나다 트리니티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작은 일에 즉각 순종하는 신앙

“환경이 안 바뀌어도 마음이 달라지면 편해집니다. 사람들이 율법 지키는 게 어렵다고 하는데 십자가에서 내가 한번 죽어서 뛰어넘으면 쉬워져요. 하나님 쪽에서 세상을 보면 율법을 지키기가 너무 쉬운데, 세상 쪽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면 율법을 지키기가 너무 어려워요. 제가 회개를 하고 나서 세상을 보니 가슴이 아프고 눈물 났어요. 그때 이 땅을 위해 중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면 하나님은 너무 크시죠. 그걸 뛰어넘으니까 율법에 익숙해졌어요. 지키면 되는 거고 못 지키면 아버지께 ‘너무 힘들어요’하고 솔직히 고백하면 자유해지니까요. 십자가 안에서 내 모든 것들을 불살라야 자유로워져요.”

이성미 씨는 이후 새벽기도를 드리면서 작은 일에 즉각 순종하는 신앙으로 바뀌었다. 목사님과 성경공부를 하고 혼자서도 열심히 성경을 읽었다. 집회가 있으면 부지런히 참석했다.

“차에 항상 여러 사람을 태워서 같이 예배드리러 다녔어요. 어느 날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뭐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갑자기 ‘세상에서 놀 때는 2차를 가지 않았냐, 예배는 2차가 없냐’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같이 탄 사람들에게 ‘오늘 예배 2차 한 번 뛰어볼래?’ 했더니 다들 좋다는 거예요. 바로 철야예배를 드리러 갔죠. 어떤 마음이 들면 미루지 않고 즉각 순종했어요.”

이성미 씨는 캐나다에서의 7년을 철저한 훈련기간이었다고 했다. 2002년에 주병진 사건을 취재하면서 이성미 씨를 만난 적이 있는 필자는 “그때도 이미 새벽기도 다니는 신실한 신앙인 아니었느냐?”고 반문했다. 당시 임신한 몸으로 동료를 돕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얼마 전 MBC TV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주병진 씨가 공개적으로 이성미 씨가 도와준 일을 거론했다.  

“그때는 제가 의롭고, 제가 잘한다고 여겼어요. 바리새인이었죠. 율법으로 상대방을 재는 게 바리새인이잖아요. 교회 다니면서 말씀을 들어도 저 사람이 들어야 돼, 저 사람이 문제야, 그렇게 생각했어요. 캐나다에 가서 하루하루 깨달았어요. 내 안의 아픔과 상처가 한쪽에서 뿌리를 내려 아이를 미워하고 원망했던 거죠. ‘욕 좀 하면 어때’라고 생각했다가 조금씩 드러나고 부서졌지요.”

그녀는 주병진 사건을 통해 ‘진실은 하나님이 해결해주신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병진 형 사건은 하나님이 하신 거예요. 하나님이 일하시면 안 따라 갈 수가 없어요. 너무 힘들었지만 중간에 끝낼 수가 없었어요. 저는 많이 엉켜 있는 실타래를 끝까지 푸는 성격이에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둘 뻔할 때 ‘다 풀려가는 데 왜 중도에 그만두려고 하니’하는 마음이 드는 거예요. 그 일을 할 때 병진 형 입장도, 그 여자 입장도 아닌 제3자로서 명확히 판단하려고 노력했어요. 하나님께 ‘두 사람 다 진실이라고 얘기해요. 진실 된 사람이 억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기도하는 가운데 명확하게 진실을 찾아가게 하셨어요. 그 사건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중심이 정확히 서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잘못 판단하지 않는다는 걸 배웠어요.”

주병진 씨가 무죄판결을 받고 나서 이성미 씨는 바로 캐나다로 떠났다. 하지만 사람들은 ‘의리 있는’ 그녀를 잊지 않고 있었다.

‘의리 있는 그녀’,  기독 연예인들의 왕언니로 변신

 

 
다섯 군데 방송사에서 MC로 활약하고, 다양한 행사와 간증집회로 몹시 바쁘지만 그녀는 “내 본업은 따로 있다”고 했다. 이성미 씨가 돌아오자마자 연예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일이 시작됐다. 그녀는 ‘젊은 세대를 깨우는 일’을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연예인들이 떠올랐다고 한다. 1년 6개월 전 개그맨, 탤런트, 가수들이 모여 연합예배를 드렸는데 첫날 120명이 참석했다. 요즘 280명씩 모인다. 아이돌 가수부터 중견 탤런트까지 참석층이 다양하다. 이 예배를 준비하는 일을 그녀는 ‘본업’으로 여기고 있다.
 

온누리교회를 1년 임대를 해 한 달에 한 번씩 예배드리는데 모임의 명칭은 없다. 연예인 이외의 외부인사는 출입금지이고 사진 촬영과 녹음도 금지돼 있다.

“아직 신앙으로 바로 서지 않았는데 기독교인으로 알려져서 상처받는 일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이제 걸음마하는 아이들에게 간증을 시키거나 이런 저런 무대에 세우려는 분들이 있는데 본인들이 때가 돼 뜨거운 마음으로 나설 때까지 기다려줘야 합니다.”

처음부터 많은 사람이 모이자 흥분했었다고 한다.
 

“구경꾼은 떠날 것이고 제자만 남을 것이다. 숫자에 연연하지 말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그래서 우리 예배의 타이틀이 ‘하나님은 한 명의 예배자를 찾습니다. 그 예배자가 바로 당신입니다’예요.”
예배는 저녁 8시에 시작해 밤 12시까지 이어진다. 대중의 시선을 받는 연예인들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여서 분위기가 굉장히 뜨겁다고 한다. 이 예배는 헌금 시간이 없다.

“아무 부담 없이 그냥 쉬러온다는 생각에서 참석하도록 하려는 거죠. 우선 마음을 여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서 은혜 받고 나중에 출석교회에 가서 헌금하면 되죠. 일부러 저녁밥을 준비합니다. 먹으면 미안해서도 오게 되거든요(웃음). 사랑과 섬김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배 때마다 새로운 인물이 계속 오고 있어요.”
식사준비에다 조명을 비롯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려면 경비가 필요하다. 후원해 주는 분들도 있지만 이성미 씨가 간증집회를 해 경비를 충당한다. 연예인 연합예배에 매번 강사들을 초빙하다보니 자신도 간증 요청에 응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자녀들 방학 때를 제외하고는 간증집회로 늘 바쁘다.

방송활동에다 예배준비로 분주한 가운데서도 그녀는 상담을 원하는 연예인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 매일밤 9시부터 1시간 40분 동안 150명의 연예인 이름을 부르며 중보기도도 하고 있다.
 

“옛날에는 돈을 벌면 기쁨을 느꼈는데 지금은 사람을 세우는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내가 부를 누리고 축적하는 것보다 사람 세우는 일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새로 예배에 참석한 인물이 뜨거워졌을 때 잘 섬겨야 합니다. 사랑 이외에는 방법이 없어요.”

얼마 전 평소 맡고 싶었던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내정됐다가 “비싸다”는 이유로 무산됐을 때 오히려 좋았다고 한다.
 

“연합예배에 충실해야 하니 더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마음이 움직이는 걸 볼 때면 너무 기뻐요. 마음이 0.0000001mm만 움직여도 하나님이 완전하게 만들어주실 거니까요.”

“하나님은 대박, 유머가 풍부한 분”

7년 만에 돌아와서 한국 기독교에 대해 느낀 바가 많다고 한다.
 

“죄악이 많은 곳에 은혜가 많다고 하잖아요. 한국은 한쪽에서는 열심히 기도하고 한쪽에서는 열심히 노는, 극과 극 사회예요. 캐나다는 밤은 밤이고 낮은 낮인데, 한국은 밤도 낮이 돼 버렸어요. 밤은 악이 움직이고 유혹이 많아요. 사탄과 맞서려면 깨어 있어야 합니다. 캐나다는 천당 바로 아래 999당이라고 할 정도로 환경이 좋아요. 하지만 천당 외에는 다 지옥이고, 평화로움이 사람을 일으켜 세우지는 못합니다.”

독보적 개그우먼이었던 그녀가 느끼는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하나님은 대박이에요. 진짜 웃겨요. 유머가 풍부하신 분이죠. 그건 하나님이 저를 아시기 때문이에요. ‘나는 너를 5초 안에 웃길 수도, 울릴 수도 있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하나님이 저의 모든 것을 아신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죠.”

이성미 씨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모른다”고 답했다. 하나님이 이끌어주시는 대로 가겠다는 뜻이다.
“인생은 본방 사수 밖에 안 되는 생방송이에요. 하루를 열심히 살면 모여서 한 달, 일 년이 되잖아요. 저는 매일 스케줄을 써요. 제가 봐서 부끄럽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서요. 오늘을 충실히 살자는 생각에서 일어나면서부터 열심을 냅니다.”

그녀의 소망은 연예인들이 함께 예배드릴 처소가 생겼으면 하는 것이다. 그녀는 그것도 하나님이 다 알아서 해줄 거라며 오직 ‘사랑과 섬김’만 기억한다고 했다.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