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유통량을 늘리고 싶어요”
“진실의 유통량을 늘리고 싶어요”
  • 미래한국
  • 승인 2011.10.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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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애국소녀' 레이싱모델 김나나

 
레이싱 모델 김나나에게는‘애국소녀’라는 별칭이 따라 붙는다. 그렇다고 그녀가 특별한 애국이론(?)이나 거창한 보수이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트위터와 SNS 팔로워들에게 날리는 그녀의 톡톡 튀는 메시지는 짧고 간결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상식이 배어 있다.‘오른 쪽이 아니라 옳은 쪽에 서자’라든지,‘반값 등록금 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 천안함은 왜 나와?’이런 표현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미모의 엔터테이너가 던지는 자유와 안보의 상식은 SNS 공간에서 때로는 논쟁을, 때로는 열띤 지지를 불러 일으키며 김나나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척박한 보수우파 진영에서 상식의 미소를 날리는 레이싱 모델 김나나를 <미래한국>이 연세대 캠퍼스에서 만났다.

“글쎄요… 쇼핑과 패션에 관심 있는 여자도 있고 시사문제에 관심이 있는 여자도 있죠. 레이싱 모델이 시사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을 왜 이상하게 생각할까요?”

김나나는 오히려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의외라는 생각이다. 어릴 때부터 시사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친구들과도 곧잘 시사문제를 놓고 토론을 했고 자연히 그녀를 아는 주변의 사람들은‘원래 그런 아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런 김나나는 자신의 트위터에‘레이싱 걸 주제에’‘머리는 있냐’라는 비난이 등장할 때면 화가 나기 보다는 그런 사람들이 불쌍하다 느낌이 든다고 한다.

“굉장히 보수적이 가정에서 자랐어요. 대학교수이신 아버지와 어릴 때부터 시사문제를 두고 열띤 토론을 하곤 했죠. 같은 문제인데 언론마다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 너무나 궁금했는데 그렇게 따져보는 성향이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고 레이싱 모델을 하면서도 여전히 몸에 밴 것 같아요.”

상식 속에 담긴 자유와 안보, SNS 통해 팬클럽 확보

김나나는 나라가 없다면 민주주의도 평화도 없는데 왜 그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보적인 사람들이 북한의 김정일과 핵위협에는 침묵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녀가 가진 자유보수적인 세계관은 정치학이나 법학과 같은 이론에 의해 학습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찰과 상식에 의해 획득된 것이었다.

김나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그런 생각을 사람들과 때론 논쟁도 하고 설득하며 나눠왔고 자연스럽게 팔로워와 페이스북 친구들로부터 호국과 안보행사에 초청되는 일이 많아졌다. 그 결과 김나나는 현재 보훈병원의 홍보대사 역도 맡고 있다. 초기에 시작했던 레이싱 모델 일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6년전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힘들었죠. 당시에는 레이싱 모델에 대한 대우나 인식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어요. 2009년 도쿄 모터쇼에 저를 포함해서 3명이 출전했는데 일본 레이싱 모델 중에는 탤런트도 있고 사회적 인식이나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돼 있더라구요. 지금은 우리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협회조차 없는 상황이죠.”

김나나는 2009년 도쿄 모터쇼에서 국제적으로 유수한 모델들을 제치고 인기투표 1위를 했다. 당연히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위상도 높아졌다.

“그때 정말 큰 보람을 느꼈어요.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우리 같은 레이싱 모델들도 한류 덕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우리 대한민국이 얼마나 당당한 국가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죠.”

최근에 그녀는 한국대학생포럼의 멘토가 됐다. 한국대학생포럼은 자유민주주의와 북한인권,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지하고 실천하는 전국 대학생 그룹이다. 김나나는 대학생들로부터 SNS를 통한 팔로워십과 멘션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처음엔 감히 제가 어떻게 대학생들의 멘토가 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사양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현재 사이버공간과 트위터상에서 좌·우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제가 나름대로 체득한 소통기법을 학생들과 나누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콘서트와 이야기식의 이벤트를 통해 대학생들을 만나려 합니다.”

- 대학생의 멘토가 되셨는데 정작 본인의 멘토라고 할 만한 사람을 꼽는다면?
“역시 아버지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항상 손에 읽을거리를 놓지 않으셨죠. 그러면서 저와 많은 대화와 토론을 하셨어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 하기 보다는 항상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셨죠. 아버지와 저는 트위터에서 맞팔로워인데 가끔 아버지와 제 멘션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에요. 어릴 땐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다 같은 줄 알았죠. 하지만 철들고 보니 그런 것이 아니었어요. 그런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란 것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 애국소녀라는 애칭도 있는데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시는지?
“어떤 사람들은 저를 보고‘까스통 소녀’라고 하기도 해요.(웃음) 제 생각과 의견을 제가 써놓고 보면 전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오히려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국가안보를 위해 제주 해군기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왜 보수인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안이한 안보의식에 비춰보면 진보적인 것 아닌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연관 검색어에‘수구 꼴통’이렇게 나온답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하나도 진보적이지 않고 오히려 퇴보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는 것이죠. 특히 진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종북, 친북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이가 없어요. 그런 것을 보면 참 애매한 것 같아요,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생각이 말이죠.”

애국소녀라는 별칭 때문에 오히려 레이싱 모델이나 활동에 지장을 받지 않는지 궁금했다.
“글쎄요. 애국소녀라는 기사가 났던 그 날, 행사가 무려 3개나 취소되는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하나도 섭섭하거나 화가 나지 않는 거에요. 제가 남들보다 좀 돈 욕심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그냥 그렇더라구요. 저는 제 소신을 밝혔을 뿐인데 그런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릇이 작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 사람들이 과연 큰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오히려 측은한 생각이 들더군요.”

- 어떤 일에도 상처받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처럼 들리는데.
“왜 없겠어요. 저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저에게‘까스통 소녀’같은 딱지를 붙이는 건 정말 웃고 넘어가는데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저를‘패션 우파’라고 할 땐 정말로 속상해요. 한마디로 뜨고 싶어서 그런다는 거죠. 만일 제가 정말 뜨고 싶다면 차라리 정부를 비판하고 그러지 무엇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겠어요? 제 생각이 원래 그런 거죠. 아닌 것을 보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제 마음 속에 있어요. 그런 것을 몰라주고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저를 기회주의 딴따라처럼 말하시면 정말 속상하죠.”

김나나는 SNS가 없던 시절에도 인터넷 블로그나 게시판에‘주절주절’자신의 생각을 써왔다고 한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SNS 공간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인터넷과 같은 공간에서는 팩트와 사건을 놓고 서로 토론할 수 있었지만 SNS에서는 토론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김나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SNS 공간에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SNS공간에서는 진실의 유통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바른 생각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SNS 공간에서는 세력이 없으면 그 생각은 묻혀버리죠. SNS 팔로워들 가운데는 무엇이 진실인지 아닌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 그룹이 많아요. 그런 이들에게 잘못된 진실이 숫적으로 압도해 버리면 그들은 그런 쪽으로 자신의 생각을 옮겨가죠. 그래서 SNS 공간에서는 진실의 유통량을 늘리는 것이 진실을 말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 진실의 유통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신선합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천안함 사건 때였죠. 북한의 공격으로 우리 군인들이 전사하고 주권이 공격받았는데 하나로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우리 자작극이니 미군의 공격이니 하는 주장들을 보고 너무나 어처구니 없었어요. 오히려 주변국 사람들이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가 없었죠. 하지만 그런 거짓된 이야기들이 SNS에서 절대적으로 많은 유통량을 장악했어요. 한미 FTA와 같은 건도 야당이 여당일 때 추진해 놓고는 지금 반대를 위한 반대하는 것을 보고‘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여전히 SNS상에서 진실의 유통량은 적었죠. 저는 그러한 균형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정치를 할 생각도 있느냐는 질문에 김나나는 기겁을 했다. 자신은 평범한 시민에 불과하고 앞으로도 그런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갈 생각이라고 한다. 꿈이 있다면 좋은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고 레이싱 모델 후배들의 미래를 위해 협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에 안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해요. 저는 그것이 우리 미래에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경제 위기는 극복될 수 있지만 나라의 안보가 무너지면 복지도 일자리도 의미가 없잖아요.”

김나나는‘까스통 소녀’가 아니라 건강한 한 사람의‘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덕목과  실천력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 선택에 대한 긍정과 수용, 그리고 남을 탓하지 않는 자율성, 사회문제에 대한 성찰과 개인적 실천은 그 어떤 정치인보다 우리 미래를 밝혀주는‘시민’(Civil)의 소중한 가치를 상식으로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한정석 편집위원  kalito7@futurekorea.co.kr
사진/이승재 기자  fotolsj@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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