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미래속으로 … 설교가 리더십이다”
“세상속으로, 미래속으로 … 설교가 리더십이다”
  • 미래한국
  • 승인 2012.01.20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목회열전] 새로운교회 한홍 목사

 
2009년 9월 6일 창립한 새로운교회, 2년 4개월 만에 출석교인이 1,700명에 이른다. 이 교회 한홍 담임목사는 14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1.5세대로 UC버클리대학과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풀러신학교대학원을 졸업했다.

1999년 33세의 나이로 온누리교회에 초빙돼 양재성전 담당 목사와 횃불트리니티 리더십센터 원장을 지냈다. 리더십 강사와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하다.

최근에 낸 <순간을 위해 평생을 준비한다>를 비롯해 11권의 책을 냈는데 <거인들의 발자국><칼과 칼집><리더여, 사자의 심장을 가져라> 등 여러 권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CTS TV ‘세상을 바꾸는 리더십’ 시리즈 강의도 큰 인기를 끌어 그를 따르는 팬들이 많다.

베스트셀러를 쓸 수 있었던 비결은 미국에서 한글을 잊지 않기 위해 한글성경으로 큐티를 하면서 그날의 단상을 기록하고 이어령, 안병욱, 이해인 등 한국 유명 작가들의 책을 지속적으로 읽은 데 있다고 했다.

50명으로 출발한 새로운 교회는 매달 50~100명씩 등록, 지금도 폭발적으로 부흥하는 중이다. 맨처음 예술의전당 앞 소극장에서 예배를 드렸으나 금방 비좁아져 양재동으로 옮겼다가 올해 1월 우면동 한국교총 옆 컨벤션웨딩홀로 다시 옮겼다.

한홍 목사는 “우리 교회는 모바일교회, 노마드교회”라며 너털웃음을 웃었다. 교회 사무실은 예술의전당 앞에 있다. 한홍 목사는 “건축하는 데 진을 빼지 않고 이미 있는 건물을 세상과 나눠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회가 급속도로 성장한 비결을 묻자 “다 하나님의 은혜지요”라고만 했다. 교회 성장의 열쇠는 ‘설교’ 아니겠느냐고 재차 질문하자 그제야 말문을 열었다.

“목회 리더십의 핵심은 설교지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이 이동원 목사님인데 설교가 리더십이라는 말을 많이 생각합니다. 설교 메시지와 기도에 목숨을 걸고 있죠. 교회가 성장한 것은 인터넷 덕을 좀 본 것 같습니다. 책을 쓰고, 설교영상 콘텐츠가 많이 올라가 있어 도움을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홍 목사는 3번의 주일예배 때는 강해설교를 하고 새벽예배 때는 큐티 위주로 말씀을 전한다.

“설교 준비는 항상 도전이고 고민이죠. 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교회는 ‘기름 부으심이 있는 복음주의’입니다. 복음주의 신학에 불 같은 기도를 얹습니다. 본문을 정확하게 풀어 설교하면서 축복하고 치유를 선포하고 기도를 많이 합니다.

제가 웨스트민스터 출신이어서 신학은 보수적인 반면 예배 형식은 파격적입니다. 사도신경도 하지 않고, 20대에 맞춰 CCM을 부르고, 찬송가도 빠르게 편곡해서 부릅니다.”

폭발성장하는 ‘노마드’교회…신학은 보수적·예배는 파격적

개척교회 성공률이 매우 낮다는데, 큰 교회 부목사로 있다가 개척해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대형교회 부교역자가 개척에 성공하는 비율이 2~3%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이다.

 
“큰 교회에 있을 때 조직이 탁월했지 자신이 탁월했던 건 아니거든요. 착각하기 쉽습니다. 대기업 임원들이 퇴직금 받아서 사업하면 열에 아홉은 망한다는데 그것과 비슷합니다.

큰 교회에서는 스태프들이 착착 움직여주고 예산이나 건물 걱정을 안했는데 밖으로 나오면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니 당혹스럽죠. 몇 달 동안 사무용품과 기자재를 쇼핑하러 다녔습니다. 이젠 추억이 됐죠.”

개척교회가 부흥하기 힘든 이유를 한홍 목사는 이렇게 분석했다.

“안티기독교 분위기가 세서 젊은 사람들을 전도하기 힘듭니다. 70~80년에는 경제적으로 발전하던 때여서 같이 고생하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즘 사람들은 고생을 싫어합니다.

주차시설과 주일학교 공간 같은 걸 다 따져보고 출석할 교회를 정하지요. 개척교회가 그런 걸 다 갖출 수 있나요. 개척교회로서는 여러 쉽지 않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한홍 목사는 리더십 강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홍 목사가 교회에서 리더십 강의하는 걸 들은 하용조 목사가 외부에 추천하면서 강의를 하게 됐는데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삼성, LG, SK, KT 등 굴지의 기업체에서 그를 초청했다. 2003년 1년 동안 조선일보에 ‘한홍의 리더십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예전에 강의를 많이 나간 건 도전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기업체 리더십 강의는 전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기독교 용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기독교적 가치관을 담아서 강의를 하죠. 인용하는 인물 사이사이에 성경적 인물을 끼워 넣어 아슬아슬하게 넘어가곤 했습니다. 기업체 강의는 저에게 영적인 야성을 살아 있게 하는 도전의식을 줍니다.”

요즘 교회를 토대에 올려놓기까지 목회에만 집중하려고 외부 강의를 거의 하지 않는다.

“리더십은 집중력입니다. 대형교회 출신 목회자들은 큰 조직에서 여러 경험을 했기 때문에 개척하면 이것저것 많이 하려고 합니다. 외부활동이 너무 많으면 목회의 열매가 열리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의 전문성을 살린 라이프 코칭 스쿨을 교회 내에 개설, 평신도들에게 리더십을 가르친다. 라이프 코칭 스쿨의 목표는 ‘인생을 경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8개월 과정인데 1학기는 제자도, 2학기는 사도성을 가르칩니다. 1학기는 회개와 내적 치유를, 2학기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책임을 다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제가 전체적인 훈련 철학을 만들었고, 우리 교회 강사들만 고집하지 않고 외부강사들도 초빙합니다. 공부로 끝날 게 아니라 삶 속에서 실천하라는 게 핵심입니다.”

남성 훈련에 주력하는 교회

한홍 목사는 남성 리더를 길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교회의 남녀 비율은 6:4 정도이다. 주로 30~40대이고 전문직이 많다. 지난 1년 동안 50~60대 교인이 많이 등록해 전체의 10% 정도 된다고 한다.

“여자들은 훈련을 안 해도 신앙이 좋아요. 남자들이 변해야 가정이 변하고 사회가 변하겠더군요. 있는 힘껏 남자들을 격려하려고 합니다.”

남자들이 기도하고 출근할 수 있도록 새벽예배를 6시 20분에 시작한다. 200여명이 참석해 교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바로 출근한다.

“원래 제 꿈은 국제변호사였는데 대학교 3학년 때 사명을 받고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아버님이 개척교회 목사님이셔서 우리 남매가 다 열심히 일했죠. 다양한 직종을 거치면서 노동의 가치와 직장생활의 애환을 깨달았습니다.”

새로운교회의 비전은 ‘세상 속으로, 열방 속으로, 미래 속으로’이다. 한홍 목사는 ‘세상 속으로’를 교인들에게 특별히 강조한다. 크리스천 전문인을 양성해 한국형 클래펌 공동체를 이뤄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홍 목사는 박사과정 때 접한 윌리엄 윌버포스의 클래펌 공동체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17세기 영국의 유력한 정치인이었던 명문가 출신 윌리엄 윌버포스는 27세에 의원직을 버리고 신학교에 갈 결심을 한다.

그러자 멘토였던 존 뉴턴 목사가 “목사는 많다. 뛰어난 정치인은 많지 않으니 영국 국회를 선교지로 삼아라”고 조언했다. 윌버포스는 의회에 남아 노예제도 폐지를 비롯한 영국의 미개한 제도를 개선하는 데 헌신했다.

“당시 윌버포스와 함께 움직인 CEO 그룹이 있어요. 저는 한국 교회가 사회에서 욕먹고 영향력이 없는 건 주일의 하나님이 월요일의 하나님으로 연결되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 실력이 탁월하고 인품이 뛰어난 크리스천이 직장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사람들을 교회 안에 잡아두려고 했는데 저는 최소한의 훈련만 시키고 가능한 한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많이 만들라고 권합니다. 크리스천이 세상 속에서 잘 버티고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영향력이 있습니다.”

청년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멘토 제도도 눈에 띈다.

“사회에서 탁월함과 인품을 인정받는 30~50대 리더들을 청년들과 연결시켰습니다. 청년부에 순장이 있고 성경공부를 따로 합니다만 멘토는 한마디로 큰 형님 같은 분이죠.

청년들의 사회 적응을 도와주려는 겁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10년 앞선 선배들과 어울려서 미래를 미리 살았어요. 또래만 만나면 편하긴 하지만 배울 점이 없습니다. 멘토들을 만나 좋은 경험을 갖게 해주려는 겁니다.”

멘토들에게도 청년들과 청바지 입고 대학로에 가서 자전거 타며 함께 어울리라고 권한다. 위아래 소통을 하면서 세대 파괴가 되면 진정한 세대 조화가 이루어진다는 게 한홍 목사의 생각이다.

청년 멘토들을 잘 지도해 그들을 대학생과 고등학생 멘토로 세울 계획이라고 한다. 한홍 목사에게 ‘크리스천들에게 필요한 리더십’ 지상 강의를 부탁했다.

“팔로워십을 배우는 것이 리더십의 기본입니다. 성경에 리더십이라는 단어는 별로 없지만 팔로워십에 관한 말씀은 많습니다. 예수님은 ‘나를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한국의 많은 리더들이 따르는 법은 배우지 못한 채 여당 비판하는 법만 배웠습니다. 그랬으니 역사가 기회를 주어도 운영할 능력이 없는 거죠. 반대만 할 줄 알았지 대안 제시를 못하는 겁니다. 팔로워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다윗이나 여호수아는 남의 밑에 오래 있었습니다. 좋은 팔로워가 되라는 건 모욕이 아닙니다.

리더가 변변치 않더라도 다 뜻이 있는 겁니다. 그 순간을 위해 평생을 준비해 온 리더를 따라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 밑에 있는 거, 직함 앞에 ‘부’가 붙는 거 싫어하지만 그 때가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시간입니다.”

세계 교회의 로망은 한국… “죽을 각오로 해야죠”

안티 기독교 세력이나 믿지 않는 사람들을 변화시키려면 크리스천들이 삶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는 게 한홍 목사의 의견이다.

“말씀을 몸으로 보여주는 정직한 몸부림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본질을 회복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야지요. 목사는 정치나 돈에 관심을 기울이지 말아야 하고, 교회가 시민단체화하는 것도 안 됩니다.

순수한 복음만 가슴에 품고 나가야 합니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품고 가면서 본연의 모습으로 사는 것이 교회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그동안 교회의 토대를 세우면서 성도들의 교육에 치중했다면 올해부터는 밖으로 눈을 돌릴 계획이라고 한다.

“사람을 만들지 않고 너무 조급하게 많은 걸 펼치려다 보면 사고가 납니다. 훈련받지 않은 병사는 전쟁터에서 쓰러지죠. 지금까지는 개척교회를 모면하고 힘을 키우면서 리더를 양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부터 활동을 많이 할 계획입니다.”

한홍 목사는 한국교회가 국제화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는 나라는 미국과 한국인데 전 세계 크리스천 운동을 주도하는 나라는 미국입니다. 한국 선교사들이 영어를 못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요. 한국 선교사들은 활동하는 것에 비해 너무 알려지지 않았어요.

미국교회나 제3세계 교회의 로망은 한국교회입니다. 한국교회를 배우려고 해도 영어로 한국교회를 설명해줄 사람이 없어요. 지금 이 시점에서 1.5세대 목회자들이 한국에 많이 들어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국인들이 영어와 중국어를 잘 하게 됐습니다. 중국이 열리고 있는 지금, 전 세계 디아스포라 교회들과 네트워크를 이뤄 교회를 세계화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5세대 목회자를 영입해서 학생들에게 영어 성경공부를 시키고 다국적 문화권 아이들과 외국인 노동자, 외국인 유학생을 돌보는 사역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한다. 개척을 하려는 목회자들에게 해줄 말씀을 부탁하자 한홍 목사는 “죽을 각오로 해야죠”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저도 두려워서 하나님만 붙들었습니다. 개척하려고 할 때 다들 걱정은 해주시지만 직접 헌신하려는 사람은 적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신 모든 선배님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미국에서 교회를 개척하신 아버지의 기도를 들으시고, 한의사였던 할아버지가 가난한 사람들 돌보면서 전도하신 걸 아시는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민 1.5세대 목사들과 가끔 만난다는 한홍 목사는 서로 “잘 살아남자”고 격려한다며 웃었다. (미래한국)

글 / 이근미 편집위원 www.rootlee.com
사진/ 이승재 기자  fotolsj@futurekorea.co.kr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