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나꼼수의 노리개가 아니었다
국민은 나꼼수의 노리개가 아니었다
  • 미래한국
  • 승인 2012.04.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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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막판 좌파선동 이겨내고 우파 압승
4.11 총선은 예상을 뒤엎고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으로 끝났다. 개표 결과 새누리당은 국회 전체 의석 300석(지역구 246석, 비례대표 54석) 가운데 152석을 차지하며 원내 제1당을 확보했다. 전체 246개 지역구 가운데 새누리당은 127석을 확보했고 민주통합당은 106석, 통합진보당은 7석, 자유선진당과 무소속은 각각 3석을 얻었다. 정당 투표에서는 새누리당이 비례대표 25석을 얻어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152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21석을 포함해 전체 127석을 차지했다.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6석을 합쳐 전체 13석, 자유선진당은 비례대표 2석을 포함해 전체 5석을 얻었다.
 
정권 심판의 의미가 강한 중간선거에서 우파 집권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처럼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열렸던 지난 1992년 총선에서는 여당이던 민주자유당이 과반 의석에 1석 미달하며 패배했다. 민주자유당은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노태우-김영삼-김종필 3인이 힘을 합친 우파 연합정권의 주체였다. 게다가 당시에는 지금보다 사회 분위기도 훨씬 더 우경화돼 있었으며, 인터넷도 없었기에 좌파세력의 활동 반경도 지금처럼 넓지 않았다.
 
여기에 1996년 총선의 여당 신한국당, 2000년 총선에서의 여당 새천년민주당도 모두 과반에 실패했다. 여당이 중간선거를 승리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입증하는 사례다.
 
물론 여당이 집권 중반 치러진 총선에서 압승한 사례도 있다. 각각 과반 의석을 확보한 2004년 총선(열린우리당)과 2008년 총선(한나라당)이다. 그러나 2004년 총선에서는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역풍이 변수가 있었고, 2008년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으나 이는 대선 직후 불과 4개월만에 벌어진 선거였다.
 
실패로 끝난 나꼼수 등 저질세력의 막판 선동
 
이번 선거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부분은 ‘나는 꼼수다’(나꼼수) 추종자들의 선거 막판 선전선동이 먹혀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26일 서울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나꼼수는 방송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1억 피부과’ 유언비어를 유포하며 박원순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 또한 선거 이틀 전부터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을 폭로하고 이를 비꼬는 노래를 만들어 유포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나꼼수의 ‘전성시대’였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나꼼수는 특집방송 및 막판 시청 앞 집회 등을 통해 좌파진영의 선거 승리를 지원사격하려고 했다. 나꼼수 멤버인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과거 막말 및 욕설이 논란이 됐음에도 나꼼수 멤버들은 자중하기는 커녕 더욱 공격적인 자세로 선거운동에 나섰다.
 
김어준, 주진우, 김용민 등 나꼼수 진행자들과 6천여명의 추종자들은 4월 8일 '나꼼수 삼두노출 대번개'라는 이름의 모임을 열었다. 이날 김어준은 '나꼼수' 팬들에게 "선거 끝나고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자장면을 쏘겠다. 용민이는 절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불거진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를 두둔한 것이다.
 
주진우도 "실수를 많이 해 마음을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정말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투표를 앞두고 '투표근'을 단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를 본 탁현민은 "네(김용민)가 실수한 것, 잘못한 것, 사과한 것 다 안다. 네 잘못은 국회 들어가서 사죄해 이 새끼야"라고 말했다.
 
이어 나꼼수는 선거 이틀 전인 4월 9일에 특집방송 '나는 꼼수다-봉주 11회'를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용민 후보는 “('막말 논란' 이후) 밖에 나가기 싫더라. 이거 완전히 다 발가벗겨진 그런 상태가 돼버렸고 가장 힘든 건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던 분들을 완전히 바보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김어준은 김 후보에게 “용민아 그거 아냐. 네가 이번 대한민국 선거를 좌지우지할 수 있어. 네가 만약에 '이때까지 했던 사과 다 뻥이다' 그러면 야권 다 죽는 거야 X발. 그러니깐 까불지 마 X새들”이라고 욕설을 섞어가며 격려했다. 결국 김 후보도 "걸레가 되더라도 버틴다"며 "잘못은 처벌할 수 없지만 범죄는 처벌해야 한다. 이번 총선은 평생 갚아야 하는 큰 잘못을 저지른 김용민과 큰 범죄를 저지른 이명박 정권과의 싸움"이라고 주장, 과거 망언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나꼼수 멤버였던 정봉주 전 의원의 지지자 모임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도 김용민 막말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을 통해 “문제가 있는 발언이고 상식적이지 못한 행동이지만 이에 대처하는 방법은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김용민 심판은 노원갑 지역구민의 결정이어야 하지 외부에서의 사퇴압력 등이 개입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나꼼수 인사들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재보선에서의 ‘학습효과’로 인해 자신들이 어떤 욕설과 막말을 하더라도 유권자들이 좌파 단일후보에게 투표를 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나꼼수의 기대와 달리 좌파의 패배였다.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김용민 후보 역시 자신의 지역구에서 5%의 격차로 패배했다. 나꼼수의 영향력이 막강했다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겠지만, 국민들은 김용민과 나꼼수 등 저질세력을 심판한 것이다.
 
실제로 매일경제신문과 MBN이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4.11 총선 직후인 지난 13~1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4.3%가 민주통합당의 총선 패배 원인으로 '김용민 막말'을 지목했다. 이어 21.4%는 '불안으로 갈등만 키워서', 21.2%는 'FTA.해군기지 등에 대한 말바꾸기', 11.2%는 '대권 주자가 없어서'를 이유로 꼽았다.
 
 
조국-김제동-안철수 등의 역겨운 ‘투표율 공약’도 심판받아
 
좌파정당 지지성향이 강한 젊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좌익진영 인사들의 각종 공약들도 심판의 대상이었다. 좌파성향 폴리페서로 유명한 조국 서울대 교수는 “진보개혁진영이 원내 다수당이 될 경우 '망사스타킹'을 신겠다”는 낯뜨거운 공약을 걸었다.
 
소설가 이외수는 지난 달 부산.김해서 열린 '개념찬 콘서트 바람' 공연 무대 위 스크린 영상에 등장해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스포츠 머리로 짧게 삭발을 하겠다"고 밝혔고, 소설가 공지영은 아이유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 따라하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승려인 명진은 “빨간 가발에 힙합 복장으로 개다리춤을 추겠다”고 선언했고, 나꼼수 멤버인 주진우는 “누드화보를 찍겠다”고 약속했다. 주진우는 김어준과 ‘딥키스’를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선거 이틀 전 유튜브에 올린 투표 독려 영상에서 “투표율이 70%를 넘을 경우 미니스커트를 입고 율동에 노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의 집요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의 전체 투표율은 54.3%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08년 제18대 총선보다는 8%p 가량 높지만,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비해서는 내려간 것이다. 나꼼수 등 좌파진영에서 내건 볼썽사나운 변태 공약들을 유권자들이 심판한 셈이다. 시민단체인 자유주의진보연합은 총선 직후 논평을 내고 “정상인들이라면 남자들끼리 키스를 하는 모습과 남자가 미니스커트를 입은 모습을 보고서 비위가 상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투표율이 70%에 미치지 못해서 그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지 않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꼼수,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이처럼 이번 총선을 통해 톡톡히 망신을 당한 나꼼수 멤버들은 설상가상으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김어준과 주진우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이첩했다고 지난 4월 16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선관위는 김어준과 주진우가 지난 1~10일 공공장소에서 민주통합당 정동영(서울 강남을) 후보와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 등 특정후보들을 8차례에 걸쳐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지난 12일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선거법 60조는 ‘언론인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에, 김어준과 주진우는 불법 선거운동을 한 셈이다. 김어준은 인터넷언론 ‘딴지일보’를 10여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주진우는 시사주간지 ‘시사IN'의 기자다.
 
또한 선거법 103조는 ‘선거운동 기간에는 정당이나 후보자 측을 제외하고는 특정 후보 지지를 위해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91조 1항은 ‘선거운동을 할 때도 확성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이들은 지난 4월 8일 나꼼수 집회에서 이 조항들을 모두 위반했다는 게 선관위의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김어준과 주진우가 검찰수사를 받고 정권으로부터 탄압받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고의로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선관위는 김 씨와 주 씨에게 사전에 안내를 하고 이메일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수차례 알렸지만 선거 전날까지 두 사람은 이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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