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질투하는 사람들
여성을 질투하는 사람들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2.11.0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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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황상민 교수(심리학)의 ‘설화(舌禍)’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 채널A에 출연한 황 교수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여성대통령론’을 비판하며 “박근혜 후보는 생식기만 여성이지, 한국사회에서 (결혼해서 애 낳는) 여성의 역할을 한 것이 없지 않느냐”고 발언한 것이 화근이었던 것. 한마디로 여성은 아이를 낳지 않으면 여성의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황 교수의 발언을 대하는 시각들은 중구난방이다. 황 교수를 마초이즘(남성 우월주의)으로 비난하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모호하게 여성비하론으로 주장하는 내용들도 있다.

그런데 황 교수의 이런 주장에는 그의 독특한 ‘여성혐오론’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이론이 있다. 바로 남성이 갖는 여성에 대한 ‘자궁과 생식기 질투(Womb and vagina envy)라는 정신분석 이론이다. 이는 흔히 출산의 기능을 가진 여성의 자궁을 질투하는 남성’(Envy men in womb)이라는 독특한 남성의 여성 질투론으로도 언급된다.

이 이론은 신 프로이트 학파의 카렌 호르니(Karen Horney 1885–1952)에 의해 임상연구적으로 제안됐고 1966년 정신분석학자 헨드릭 루튼비크(Hendrik Ruitenbeek)는 이를 남성이 여성의 생식기에 대한 질투이론으로 확장했다. 이러한 여성의 자궁과 생식기에 대한 남성의 질투를 합쳐 여성성에 대한 질투로 해석한다.

남성의 여성 질투론의 핵심은 남성이 여성에게만 있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수유 등의 기능에 컴플렉스를 느끼며 이를 부러워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그러한 기능을 가지지 못한 여성을 차별하는 여성 혐오론자(misogynist)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여성 질투론자들은 여성이란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고 젖을 먹이는’(female lactation, with pregnancy and childbearing)것을 여성의 사회적 역할(gender role)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와니스(Warnes, H.)와 같은 학자들은 지적한다. (참고: Gender Identity and the Wish to be a Woman Psychosomatics journal 1974)

여성성에 대한 질투는 정치적

이러한 해석은 로버트 맥클러바인(Robert S. McElvaine)과 같은 역사학자에 영감을 주어 여성의 재생산력(reproductive power)에 궁극적으로 열등감을 갖게 된 남성들이 그러한 재생산력을 갖지 못한 여성들에 대한 비난을 통해 자신을 더욱 ‘남자다움’으로 과시하려 했던 상황들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임신, 수유, 육아의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여성들을 사회의 적으로 돌려서 정치적 우위를 차지하려 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성 질투론은 황상민 교수 발언의 심인성을 정확하게 짚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황상민 교수는 김연아 선수에 대해서도 비슷한 뉘앙스의 비판을 한 적이 있다.

황 교수는 김연아 선수에 대해 ‘김연아의 교생실습은 쇼’라고 비난한 뒤 네티즌들의 거센 반발과 김연아 선수의 명예훼손 고소에 직면하자 "대한민국에서 김연아는 무조건 여신이고 우상숭배 해야되는 대상이냐? 쇼를 쇼라고 이야기하는 게 왜 명예훼손인가? 고소 자체가 또 다른 리얼리티 쇼다"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어 황 교수는 "김연아는 지금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른 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30~40대 이후엔 어떻게 살게 될지 모른다"며 "앞으로 나이가 들면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도 했다.

황상민 교수의 이런 발언은 박근혜의 ‘비결혼, 무자녀’를 여성성으로 보지 않는 연장에 있는 것은 아닐까. 황 교수가 생각하는 여성이란 그저 결혼해서 임신하고 아이 낳는 종족 번식차원에서 여성은 아닌 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부류의 여성 혐오론자들은 여성의 속옷 등을 몰래 훔쳐 입거나 모으는 취미를 가지는 등 도착적인 성적 취미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부러워하면서 미워하는 것이다.(미래한국)

한정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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