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각오한 강한 군대 있어야 평화 지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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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2.05.0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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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천안함 정치학>
<천안함 정치학>
이정훈 著, 글마당 刊, 2012
 
천안함 사건 2주기를 맞아 실시된 어느 여론조사에서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믿는다는 응답이 71.3%에 그쳤다. 특히 20대 여성의 45.6%, 30대 남성의 43.1%가 정부 발표를 못믿겠다는 답을 했다. 우리 사회의 안보인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얼마 전 총선이 있었고 오는 12월 대선을 앞둔 지금 국민들의 대북관이 해이하면 나라의 기틀이 흔들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요청된다.
 
이러한 때 국방전문인 이정훈 동아일보 전문기자가 해박한 군사지식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시각에서 세밀하게 조사 추적한 <천안함 정치학-이명박식 보수는 왜 실패했는가>를 출간, 시사하는 바가 크다.
 
6.25가 일어나기 전 군의 인사이동 등으로 작전 준비와 명령 체계가 안잡혀 가뜩이나 전투력에서 열세였던 국군이 파죽지세로 밀린 것에 대해 10대 불가사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교롭게도 천안함이 공격을 받은 3월 26일도 해군 수뇌부 인사 시즌으로 인수인계 절차 중인 탓에 작전체계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저자는 천안함 사건은 대한민국이 ‘북한이 무너질 것’이라는 집단사고 증후군에 빠져 있다가 허를 찔린 작은 6.25였다고 진단한다. 우리가 상황을 아전인수식으로 이해하는 몰이해 상태에 젖어 있음도 보여주였다고 말한다.
 
이정훈 기자는 9.11테러 이후 대응에서 부시 대통령은 성공을 거둔 반면 천안함 사건 이후 대응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실패한 차이를 ‘전쟁을 결심했느냐’와 ‘전쟁을 했느냐’에서 찾는다. 전쟁은 두려워하고 피할수록 따라온다며 대통령이 정면 승부를 회피하면 군대도 안주한다는 것이다. 군대가 단순한 월급쟁이 군인으로 가득차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2004년 6월 서해에서 남북의 해군 충돌을 피하기 위한 군사회담인 제2차 남북장성급회담이 있었다. 여기서 남북은 국제공용주파수로 서로 교신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당시 해상 교신에 합의한 것에 대해 큰 인심이나 쓰는 것처럼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던 육지의 군사분계선 심리전 방송 중단을 요구해왔다. 당시 이종석 NSC 사무차장이 대표단에게 지시해 이를 수용하도록 했다. 우리 군은 휴전선의 인민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이었던 대북방송을 중단함으로써 큰손실을 입었다. 저자는 이것이 ‘정치시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천안함 폭침 사건은 군이 행정부가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는 행정조직에서 탈피해 군 전반적으로 본연의 기능 상실의 문제를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허점은 실패했을 때 분명히 드러나고 실패의 위대한 가치는 우리의 허점을 정확히 알게 해준다는 것이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때 보수신문이 선두에서 싸워 이기고 2011년 12월 19일 김정일 사망이 여권의 내홍과 측근비리로 힘들었던 것의 반전 요인이 된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운장(運將)이지만 용장(勇將)은 아니라고 말한다. 국가를 이끌려면 운을 극대화하는 용기가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정치목적 때문에 군사목적이 흔들려온 나라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은 국가목표와 국방목표 군사목표를 분명히 의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천암함 사건이 일어났을 때 피해를 줄인 몇 가지 요인 중 눈에 띄는 사례가 있다. 병기 담당인 안재근 상병은 상비탄약고를 지키는 근무자였기에 완벽한 근무복 차림에 손전등을 가지고 있었다. 배가 좌초된 후 안 상병이 선실 곳곳에 손전등을 비추며 지나가자 나가떨어져 있던 동료들이 소리를 내며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배의 구조를 훤히 알았기에 안 상병의 손전등을 이용해 출구를 찾고 하나하나 동료를 구출해나갔다. 또한 작전기능이 중심인 해군함정에 비해 구조기능이 뛰어난 해경함정과 어업지도선의 도움을 받아 해군 고속단정이 신속히 생존자를 구조했다.
 
강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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