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호남사위론' 유감
안철수의 '호남사위론' 유감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2.10.08 09: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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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가 추석 전 광주를 방문해 ‘호남차별론’을 역설했다. 호남이 이제까지 대한민국에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했고 그로 인한 지역 격차는‘소외를 넘어 절망적 수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의 이러한 태도가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역감정을 조장해서 표를 얻으려는 것인지는 그가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는 지 판단해 보면 알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라남도는 전국 16개 광역 자치단체의 지역별 1인당 총생산에서 2003년 이후 울산과 충남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의 1인당 소득 지표에서 전남이 가장 하위라는 점이다.

이러한 결과는 전남의 사람들이 그 지역의 생산에 참여하는 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도-농간 세대격차로 시골지역에 노령인구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충남과 강원,경북에서도 동일하며 이로인한 지역 간 소득 차이는 미미하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지역격차는 호남이니 충남이니 하는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도농 간의 격차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안철수 후보가 말하는‘절망적인 호남의 지역격차’와 같은 주장은 과장된 것이다. 호남이 서울에 비해 그 격차가 크다면 충남,경북,강원의 격차도 그 만큼 크며 호남,충남,경북,강원간의 격차는 변별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안철수 후보가‘호남차별’을 주장하는 것은 그의‘호남사위론’의 연장선이라고 봐야한다. 안 후보는 자신의 부인이 호남출신이라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정치에서 지역감정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역격차’라는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안철수 후보가 호남의 표를 구걸하는 것은 지역감정으로 한 몫 하려는 구시대 정치인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을 말해준다. 영남후보로서 호남의 표를 얻어 자신의 단일화 라이벌인 문재인 후보를 이기겠다는 발상이 어처구니없기 때문이다.

존재하지도 않는‘호남격차’를 안철수가 말하는 이유는?

안철수 후보는 광주와 호남에 가서 문재인 후보와 다른 정책때문에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해야 옳았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나 문재인 후보 모두 호남을 방문해서 그런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없다. 모두 ‘호남 적자론’만을 주장할 뿐이다.

이러한 지역감정 호소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안,문 두 후보는 깨달아야 한다.

통합을 말하면서 호남이 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을 했던 자는 김대중과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족하다. 호남사람들이라 해서 대한민국 국민이 아닐 수도 없거니와 호남인들이 안철수, 문재인을 선택하는 것이 마치 그들의 지역 이익을 위해 투표한다는 맥락을 만드는 것은 호남인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오히려 광주와 호남인들이 안철수 후보의 이러한 태도에 엄중하게 경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부산에서 가서는 부산 출신임을 들먹이고, 광주에 가서는 부인이 호남출신임을 들먹이는 이러한 안철수 후보의 추태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후보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안철수, 문재인의 단일화 결정은 호남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이 역시 대한민국 국민을 경멸하고 조롱하는 처사다. 그렇게 단일화 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는 호남의 선택으로 된 대통령이라는 이야기인가? 대한민국에는 광주와 호남인들 밖에 없다는 이야기인가?

안철수, 문재인 두 후보가 그런 식으로 지역감정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들 그 무슨 국민 대통합의 비전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호남출신이 아닌 국민들은 호남의 정치적 명령에 따르고 광주의 정치적 선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식의 안하무인의 태도는 오히려 非호남,非영남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대통령 후보들이 지역감정을 자제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하나 있다. 충청과 강원의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전남, 전북지역의 청소년들보다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우울증도 더 높다는 조사 결과 때문이다.

이 점을 야권 후보들은 명심해야 한다. 충청과 강원과 같은 지역의 청소년들은 우리나라의 영호남 편중의 정치 사회적 구조에서 소외된 자신들의 미래를 비관하고 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이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안철수, 문재인 후보가 광주와 호남을 서로 경쟁적으로 찾아가 호남의 적자, 호남의 사위를 주장할 때 다른 지역의 젊은이들이 터놓고 이야기하지 못할 소외감을 생각해야 한다.

지역감정은 이제 우리 선거에서 사라져야 한다. 그런 지역감정의 덕을 보려고 사실도 아닌‘절망적 격차’운운하는 정치인이라면 퇴출되어야 한다. 호남뿐만 아니라 충청, 경북, 경남, 강원 모두 도시를 제외하면 낙후되어 있고 그 낙후는 절망적 수준에 놓여있다.

도농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지방분권을 통해 재정자립 수준의 지방자치제를 완성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요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의 문제이지 있지도 않은 호남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미래한국) 

한정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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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사이 2012-10-29 12:15:28
한정석 위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를 표합니다,반드시 개혁시켜야 될 여러가지 무제점 때문에 새로운 가치를 실현시킬적임자를 찿고 있는데,기대한 안 후보의 이번 호남발언은 대단히 유감이며,사려깊지못한 실언이라 판단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