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세계 권력 질서 바꿀 수도
우크라이나 사태, 세계 권력 질서 바꿀 수도
  • 미래한국
  • 승인 2014.04.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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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 EU, 러시아, 우크라이나 4자회담이 열렸다. 유럽 증시는 4자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될 것을 기대해서인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최근 세계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중·장기적으로 유럽과 아시아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단순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둘러싸고 벌인 영토분쟁 정도로만 알려져 있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현재 문제는 크림반도를 넘어서 드네프르강 동부 지역 전체가 분쟁지역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러시아계 주민들은 이 지역의 독립 혹은 러시아로의 편입을 주장하고 있으며 도네츠크주(州)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 건설을 선포하는 등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운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무장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9세기 무렵 키예프 공국이라는 작지만 강한 나라에서부터 시작됐다. 13세기 몽골 침입 이후 무려 800년 가깝게 외세의 침략과 지배를 받아왔다. 1917년 겨우 독립국가를 세웠지만 1923년 소련의 스탈린 정권에게 다시 정복당했다. 1991년 소련 해체를 계기로 독립했지만 드네프르강(江)을 중심으로 한 동쪽은 친러 성향을, 서쪽은 친서방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지원병

우크라이나 사태의 시작

우크라이나는 1998년과 2000년 국가부도위기를 겪었다. 최근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도 부도 위기를 겪은 상태다. 빅토르 유시첸코는 민주화와 부정부패 척결을 내걸고 ‘오렌지 혁명’을 통해 집권했지만 무능력 때문에 나라를 경제위기에 빠뜨렸다. 그 결과 혁명의 주역들은 사분오열했고 2010년 친러파인 야누코비치가 집권하게 됐다.

야누코비치는 티모센코를 투옥하고 친러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공급의 대부분이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 700억 달러 가까운 빚이 있는 상태였다.

반면 우크라이나를 무조건 도와줄 것 같던 EU와 미국 등 서방 진영은 과거 2번의 경제위기를 이유로 긴축재정을 요구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간섭하는 것 또한 막지 않았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다시 혁명이 일어나 야누코비치 정권을 몰아낸 것이다.

러의 크림반도 병합은 끝이 아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서부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동부의 러시아계 사람들이 계속 싸워 정정이 불안해지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러시아가 푸틴-메드베데프 정권이 들어선 이래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뤘다고는 하나, 아직 펀더멘탈이 부실한 상태에서 천연가스와 석유와 같은 원자재 수출에 의존해서 경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700억 달러에 가까운 차관을 제공한 우크라이나 경제가 파탄나면 러시아 은행들이 위기에 빠지는 건 물론 러시아 주가, 환율에도 커다한 악재가 될 공산이 크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 러시아에 투자됐던 서구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에서 빠져 나간 해외자본 규모가 이미 51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에는 정치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이슈다.

EU의 경우에는 다른 문제도 걸려 있다. 바로 에너지 문제다. 현재 러시아가 EU에 공급하는 천연가스는 유럽이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천연가스의 30%를 넘는다.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빌미로 가스공급을 중단하면 많은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고 있음에도 불구, EU 국가들이 “좌시하지 않겠다”는 말만 계속하고 있을 뿐 구체적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NATO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을 적게 보는 것도 이런 ‘현실적인 부분’ 때문이다.

지난 4월 18일 EU,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4자회담을 가졌지만 별다른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정부가 45공수연대 등 특수부대를 잠입시켰다”고 주장하고 있고 러시아 정부는 “헛소리 말라”며 개입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대테러 작전을 실시해 일부 친러 무장세력을 사살했지만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폭력 사태는 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러에 대한 견제 시작

서방 진영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대치하는 것을 불안하게 지켜보는 것은 국제정치적인 측면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서방 진영이 생각하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향후 영향에 대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의 역할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 보도했다. 서방 진영이 G8에서 러시아를 배제한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OECD와 국제에너지기구(IEA) 가입도 사실상 물거품이 된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지켜보며 비토권을 행사해 제3세계와의 관계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를 바라보는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계심이 강해진 것도 있다. 그 반대급부는 고스란히 NATO에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크라이나 사태 과정에서 폴란드가 NATO와 미국에 미사일방어시스템(MD) 장비의 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또한 미국과 EU국가들에 호감을 드러내고 있다.

NATO에 가입하는 건 아니지만 스웨덴,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 중립국들은 국방예산을 증강하고 NATO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기로 했다고 한다.

러시아로부터 겨울철 난방가스의 30% 이상을 수입하는 EU는 에너지 수급원 다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특히 40%가 거쳐 가는 우크라이나 관통 파이프 대신 조지아와 유럽 남부를 거치는 천연가스 터미널도 건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의 세일가스 공급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서방 진영이 러시아에 대해 적극적인 견제에 들어가자 가장 신난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앞으로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선이 EU에서 동아시아로 바뀔 것으로 보고, 그 요충지인 카자흐스탄 등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을 관통해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이어지는 천연가스 공급라인 건설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이렇게 우크라이나 사태를 일종의 ‘기회’로 보는 것은 러시아가 제안한 천연가스 대금을 낼 수 없었던 90년대와는 달리 현재는 막대한 외환 보유고를 바탕으로 국제거래가격의 2배 이상까지 지불할 능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 볼 때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 현재 갈탄 사용으로 빚어지는 환경오염 문제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중국 내륙지역 개발 또한 매우 수월해져 경제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세계 권력판도 변화?

미국은 축소되던 EU 국가에서의 리더십을 일부 회복했다고 한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때문에 EU의 비난을 받았던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팽창주의에 놀란 EU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물론 EU의 러브콜이 있더라도 미국의 재정절벽 때문에 그 빈틈을 모두 메울 수는 없다. 그 공백은 독일이 채울 것이라는 것이 로이터 통신의 예측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에 갈수록 강경한 입장을 보인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EU의 호감과 지지가 강해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단결력도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인기도가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국내 지지도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크림반도 합병으로 올랐지만 러시아 국부(國富)의 다수를 가진 러시아 재벌들은 불안해한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지도층과 자산가들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면 임기 후 좋지 않은 꼴을 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다양한 전문가들과 만나 예측을 내놓은 것처럼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걸까. 지금까지 모습에서는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에너지 수급 문제를 통해 러시아와 EU, NATO와의 관계를 넘어 중국, 인도, 중앙아시아의 ‘스탄’ 국가들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유라시아 대륙 전반의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인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등에 엄청난 자본을 쏟아 붓고 있는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로부터 상당량의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엄청난 외환 보유고로 중앙아시아 국가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막대한 양의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국내 경제발전은 물론 ‘시장 규모의 지배력’을 활용해 러시아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의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중국은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정부들에 대륙횡단철도와 대륙횡단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등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한 세계질서의 변화 조짐은 아직은 크지 않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계약 체결, 한.러 천연가스 공급 파이프라인 건설, TCR과 TSR 같은 대륙횡단철도 건설 등이 가시화된다면 이는 세계질서 변화의 조짐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경웅 객원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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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횬 2014-07-18 16: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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