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옥상에 비친 은은한 달빛
도심의 옥상에 비친 은은한 달빛
  • 미래한국
  • 승인 2014.07.2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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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나가는 인디밴드가 기업과 협업하는 방법

최근 브랜드와 신제품 등의 마케팅을 위해 로고송 보다 넓은 의미의 브랜드송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 과거의 로고송은 기존의 곡에 단순히 개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들 기업과 가수들이 단순한 광고주와 로고송 가수의 관계가 아닌,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라는 관계 설정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행렬에 인디밴드 옥상달빛과 스무디킹이 가세했다. 옥상달빛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마음을 표현한 솔직한 가사로 젊은 층에게 크게 주목받고 있는 인기가수다. ‘없는 게 메리트’ ‘괜찮습니다’ ‘수고했어 오늘도’ 등의 히트곡을 낸 이들이 스무디킹과 어떤 협업을 했을까.

평소 팬이었던 옥상달빛의 페이스북에 스무디킹과 콜라보레이션 하여 발표한 신곡 ‘가끔은 그래도 괜찮아’ 발매기념 이벤트가 있기에 응모를 했더니 덜컥 당첨이 됐다. 단순한 브랜드 홍보가 아니라 직접 요리를 하고 공연도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행사였다.

 

7월 15일 저녁. 종로에 있는 한 빌딩 옥상에 도착했다. 키보드와 스피커가 설치된 단출한 무대, 그 바로 앞에는 음료 상자를 엎어 만든 간이 테이블이 있는 관객석, 그리고 조리 기구들이 세팅돼 있었다.

요리를 하는 중간에는 옥상달빛 멤버들이 참가자들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맛을 평가하는 등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있었다. 또 참가자들끼리 서로의 음식을 시식하며 요리왕을 투표하는 시간도 즐거웠다.

이날의 요리왕은 짜장 떡볶이를 만들기 위해 모든 식재료를 중국산으로 준비하고 중국 분위기의 모자까지 준비했다는 팀과 매운 음식을 못 먹는 남자 친구를 위해 고추장을 쓰지 않은 달콤한 견과류 떡볶이를 만든 커플이었다.

떡볶이파티가 끝나고 그날의 중요 행사라 할 수 있는 공연이 시작됐다. 옥상달빛은 자신들의 히트곡 서너 곡과 신곡을 불렀다. 관객들에게 제공된 스무디 음료와 브랜드 홍보도 노래 사이에 열심이었다. 특히 신곡의 후렴구를 개사해 “아아아~ 스무디킹 있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OK”라는 부분이 반복됐다. 노래가 끝난 뒤 노골적인 홍보 가사에 노래를 부른 본인들도 쑥스러웠는지 “스무디킹을 위해 잠깐 영혼을 팔았어요”라는 멘트를 해 웃음을 줬다.

도심 한복판 빌딩 옥상에서 맛있는 음식과 공연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추억은 꽤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가끔은 그래도 괜찮은 날’ 이벤트는 한강에서 치맥, 삼겹살 등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이벤트에 응모하면 되겠다. 요즘 젊은 밴드, 젊은 관객들은 이렇게 논다.


글·사진/한은희 기자 snail_no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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