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가능성과 한계를 말하다
현대차의 가능성과 한계를 말하다
  • 정재욱 기자
  • 승인 2015.07.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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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현대자동차를 말한다>  심정택 著, 알에치코리아

 

올해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 되는 해다. 정주영 회장이 창업한 현대차그룹은 지금은 장자인 정몽구 회장이 이끌며 지난해 세계 5위의 자동차 제조회사로 발전했다.

1999년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정몽구 회장은 2001년 약 36조 원이었던 그룹 자산을 지난해 180조 원으로 급신장시켰다. 이 기간 동안 재계 서열도 5위에서 2위로 올랐다.

삼성자동차 출신 기업분석가 심정택이 <삼성의 몰락>에 이어 신간 <현대자동차를 말한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현대차가 대내외적인 기업 환경 악화와 기업 승계의 고비를 맞았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현재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미래 자동차 부문에서 현대차가 갖고 있는 경쟁력과 과제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저자가 인식한 현대차의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 자동차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데다 유로화 약세는 유럽 시장에서의 이익률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내수 부문도 수입차 공세에 밀려 지난해 점유율이 69.3%를 기록, 70%선이 붕괴됐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현대차의 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20조9428억 원을 기록했다.

저자는 현대차의 또 다른 리스크로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기업 승계를 꼽았다. 지난해 9월 정몽구 회장이 10조 원을 써내며 삼성동 한전 부지를 인수한 것도 승계 작업을 위한 베팅이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이 주목한 현대차의 문제점은 부품 업체들의 영세성과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술력이다. 저자는 이를 현대차의 낮은 단가 책정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가해온 하청 부품업체에 대한 과도한 압박은 현대차의 아킬레스건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 또한 모기업의 과도한 부품단가 인하 요구로 인해 2차·3차 협력업체들은 영업이익률 1~2퍼센트를 겨우 유지하고…’(P.199)

문제는 이런 낮은 부품 경쟁력이 미래자동차 경쟁에서 현대차를 뒤처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미래 자동차 산업이 IT기술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해외 부품 업체들은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적극적인 M&A를 통해 규모의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

더욱이 자율주행차, 전기자동차 등 미래차 부문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 간의 인수합병도 활발하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따라서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는 현대차의 비전도 미래차 부문에서 찾았다. ‘지난 100여 년간 자동차 기업들 간의 경쟁은 연습 게임이었다. 승패는 미래차 부문에서 결정된다. 전 세계에 펼쳐져 있는 자동차 생산 공장은 20년 안에 미래차 생산라인으로 바뀔 것이다.’(p.248)

실제로 독일의 완성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등은 자율주행차 개발에 앞서가고 있고, 미국의 IT업체 구글, 애플뿐만 아니라,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검색엔진 바이두도 자율주행차 또는 관련 IT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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