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내가 50년만에 시위에 나선 이유는…”

[SAVE 대한민국│인터뷰]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홍준석 미래한국 기자l승인2016.11.20l수정2016.12.0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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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미래한국 기자  webmaster@futurekorea.co.kr

누구를 처벌하려면 수사를 하고 재판을 거쳐 범죄를 입증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 혐의는 사퇴할 정도로 중죄가 아니에요. 


최순실 사태로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의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반대 1인시위가 화제가 됐다.

대학생 시절인 1965년 한일협정 반대 시위에 나선 후 51년 만에 처음으로 시위에 나섰다는 양 교수는 대통령의 퇴임에도 법과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래한국>이 양동안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교수님은 대통령 사퇴 반대 시위를 하고 계십니다. 대통령 하야 주장은 무엇이 잘못됐나요? 

첫째 현재 대통령 하야 주장은 대통령의 범죄 혐의만을 보고 하야하라는 것입니다. 누구를 처벌하려면 수사를 하고 재판을 거쳐 범죄를 입증해야 합니다. ‘저 사람 살인범이다’라고 하면 잡아 넣어야 합니까?

그럴 수 없어요. 둘째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 혐의는 사퇴할 정도로 중죄가 아니에요. 죄와 벌 사이에 균형이 안 맞습니다. 박 대통령의 잘못이 사실로 밝혀져도 가당치 않아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 대통령 하야는 곧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종말이라고 주장하시는데요, 왜 그렇게 보시는지요?

범죄 내용이 사퇴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소문만으로 사퇴시킨다면 자유민주주의 근간이 파괴됩니다. 박 대통령이 군중 압력에 굴복하면 아마 한국에 ‘과도정부’가 수립할 거에요. 이는 ‘군중정부’를 의미합니다. 그 정권은 폭민주의, 즉 폭력적 군중주의로서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체제입니다. 

- 대통령 하야는 오히려 우익 세력 결집의 기회가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집이 다 타버린 후에 불 끄자고 나선들 무슨 소용입니까? 자유민주주의가 붕괴된 후 우익이 결집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지금 애국진영 결집이 필요해요. 하지만 결집의 원동력이 없어서 결집이 안 되고 있어요.

애국진영 일부는 언론 보도에 입각해 대통령 사퇴 반대를 위한 우파 결집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늦게 결집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설령 우익이 결집하더라도 군중 동원력이 많이 취약합니다. 좌파진영의 군중 동원력에 비하면 너무 미미해요.

▲ 한국 사상계의 거목 양동안 교수는 10월 30일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양 교수는 대통령 하야 여론을 ‘폭민주의’라고 비판했다. /출처=에픽미디어

“현재 언론들이 주장하는 내용만으로는 대통령 하야 사유 안 돼”

- 교수님은 현 상황을 ‘비이성적 선동’으로 보십니다. 국민들이 언론에 속고 있다고 보시나요? 

국민들이 언론에 속고 있지는 않지만 언론의 선정 보도에 지나치게 농락당하고 있어요. 국민도 피해자입니다. 

중세 마녀사냥에 비유할 수 있어요. 누군가 “저 여자가 마녀다” 하면 사람들이 돌팔매질을 하고, 혐의 입증 절차 없이 화형도 시켜요. 지금 많은 사람이 박 대통령을 욕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 욕먹을 행동을 했지만 이런 군중 흥분은 마녀사냥과 같습니다. 

박 대통령과 국민 둘 다 언론의 선정적 보도의 희생자입니다. 나중엔 언론 역시 희생양이 될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벗어난 정권이 들어서면 언론의 자유도 탄압되기 때문입니다. 이성을 빨리 회복할수록 자유민주주의도 지켜집니다. 

분명 박 대통령에 대한 처벌은 정당합니다. 하지만 이성적 해결이 바람직해요. 박 대통령 뿐 아니라 야당 정치인 등 그 누구에 대해서도 소문에 입각한 단죄를 전 반대합니다. 이성과 법률에 따라 처벌해야 되요. 가령 김정은을 처벌한다 해도 재판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박 대통령의 잘못은 최순실이라는 측근을 관리 못한 것일 뿐이에요. 사퇴할 정도는 못 됩니다. 

- 현 언론이 제기한 최순실의 범죄들이 향후 사실로 밝혀지면 박근혜 대통령은 물러나야 할까요? 

최순실의 잘못이 현재 보도된 정도로만 밝혀지면 하야할 정도는 아닙니다. 만약 보도된 것 외에 추후 더 큰 비리가 입증된다면 그때는 판단을 달리할 수 있겠지요. 최순실은 호가호위, 방종을 했지만, 박근혜의 책임은 물러날 만큼 중죄는 아니에요. 최순실을 통제하지 못한 책임은 분명 있지요. 하지만 그런 과오는 사퇴할 만큼 중범죄는 못 됩니다. 

- 4·19로 인한 이승만 하야 역시 대중 여론에 의했듯, 꼭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대중 여론에 의한 대통령 하야 역시 민주주의라고 볼 수 있지 않나요?

민주주의는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해요. 절차를 벗어나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폭민정이 돼요. 다수가 주장한다고 해서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정해진 절차가 반영돼야 합니다. 현재처럼 대통령에 대한 소문만으로 벌하는 것은 모든 국민이 찬성하더라도 민주주의일 수 없습니다. 

박 대통령은 사퇴하지 않은 채로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어요. 개각이나 참모 개편이 과연 충분한 해결책이 될지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여야 지도자들과 대화를 통해 일정 수준 책임을 지는 것은 괜찮습니다. 

4.19로 인한 이승만 하야는 민주적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3.15부정선거라는 큰 범죄를 범했어요. 물론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부정선거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집단의 수장으로서 책임이 있습니다. 또 독재의 책임도 있기에 물러남이 민주적이었어요.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은 이승만 대통령의 잘못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경미합니다. 

대통령 퇴진도 법과 절차에 따라야

-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면 한국은 어떻게 될까요? 

박 대통령이 사퇴할 만한 죄가 없는데, 단지 군중 압력으로 인해 사퇴하면 이 나라는 혼란에 빠집니다. 아마 과도 정부가 들어설 것입니다. 과도 정부는 군중과 야당이 지배하는 정부에요. 군중과 야당이 국정을 좌지우지 하는 가운데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 그 결과는 뻔합니다. 과도 정부를 주도한 군중과 정당이 승리하겠지요. 그렇게 세운 정권은 분명 자유민주주의를 이탈한 정권이 될 것입니다. 즉 좌경화가 급속히 진행됩니다. 

남북한 평화 무드 역시 진행됩니다. 국민들은 그런 분위기에 취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자유민주주의는 붕괴합니다. 

- 김병준 총리 내정자는 ‘거국중립내각’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습니다. ‘거국중립내각’이 과연 이 난국의 해결책이 될까요?

될 수 있죠. 대통령이 직을 유지하는 가운데 외교·국방을 책임지고, 내치는 거국에서 책임집니다. 내각 구성은 정당들 간 합의를 통해 구성하면 되요. 그러면 해법이 됩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개각을 일방적으로 해버려서, 그것이 과연 해법이 될지는 의문이에요. 만약 여야 합의가 있었다면 효과적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군중 손에 정치가 휘둘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 거국내각 구성을 위한 여야 간 합의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권력을 분배하는 방식이면 협의가 가능해요. 내치는 내각이 맡고, 외교·국방 등 외치는 대통령이 맡는 형태입니다. 내각의 구성을 정치권에 맡기는 것이죠. 잠정적인 이원집정부제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이원집정부제로 가려면 개헌이 필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렇게 권력을 분산하는 것이 현 상황에 유의미(有意味)한 대안이 될 것입니다. 

- 교수님은 대학생 시절인 1965년 한일협정 반대 시위에 나선 후 51년 만에 처음으로 시위를 하십니다. 추후 활동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우선 언론의 보도만을 따라 박 대통령이 사퇴하는 상황을 막는 운동을 할 계획입니다. 좌파 진영이 군중을 동원하기 때문에 우리도 거기 대응해야 합니다. 좌파 쪽 10분의 1이라도 동원할 수 있으면 해야 합니다. 그런 애국적 군중 형성에 촉매제가 되려 합니다.

하지만 좌파가 군중정치를 한다고, 우리 쪽도 그러면 안 됩니다. 반드시 평화적이어야 합니다. 애국 군중 결집은 세 가지 의미가 있어요. 첫째 군중을 형성하지 않는 국민도 국민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이성 회복 촉구 의미가 있습니다. 셋째 고립된 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힘을 싣는 의미가 있어요. ‘흔들리지 말고 대통령직 수행하라’고 고무합니다.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는 한 알의 밀알이 돼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역량이 미미해 현재 그닥 큰 성과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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