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민주당 분당 가능성은?
[심층분석] 민주당 분당 가능성은?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23.10.06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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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이후 민주당의 진로에 대해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의도 관측통들은 대부분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해 추석전 구속 영장을 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계기로 민주당의 향후 진로와 정국 역시 이재명 대표의 구속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나리오 #1 
(단일대오) 이재명 구속, 
당대표 유지, 비대위 성공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민주당은 일단 비대위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비대위의 주도권을 놓고 당은 본격적인 내홍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 친명계는 이재명의 당대표권 유지를 전제로 친명계가 주도하는 비대위 구축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밖에 없다.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반면 이에 대한 반발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명계로서는 사실상 공천에서 학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명계는 이재명 대표 구속시 당대표 사퇴를 전제로 비대위에 참여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대위의 샅바 싸움은 치열할 수 밖에 없지만 일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어서 비명계의 입장은 녹록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재명을 이유로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한 묶음으로 격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명계는 좀 더 시간을 벌기 위해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 부분을 후속으로 미뤄두고 비대위 구성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은 생각보다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고 표면적으로는 국지적인 갈등들이 있겠으나 전체적으로는 단일대오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이때 민주당의 지지율 향방에 따라 비명계의 이재명 당대표 사퇴 요구는 다시 불거질 것이다. 

  시나리오 #2 
(민주당 분당) 이재명 구속, 
당대표 유지, 비대위 실패

만일 이 대표가 구속되나 당대표는 유지하는 가운데 비대위 구성이 비명계의 참여 거부로 실패할 경우 민주당은 사실상 분당 과정으로 진입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때 당대표 유지는 비명계의 양보가 아니라 대의원 투표 등으로 결정되는 때이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민주당 비명계는 친명계가 장악한 대의원들에 의해 거세되는 것이며 이후 공천에서도 당연히 제거 대상의 명분이 축적된다. 따라서 비명계는 이재명 당대표 유지가 강성 대의원들에 의해 주도될 경우 비대위 참여도 불가능하지만 사실상 공천권을 이 대표가 확보하는 것이기에 독자적인 정치 세력으로 존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게 된다.

따라서 비명계는 당대표를 둘러싼 친명계의 세력戰에 밀릴 것으로 예상되면 결국 이재명을 거부하는 민주당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분당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이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다만 비명계 중에서 친명의 포섭에 따라 비명의 결속력이 느슨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비명계의 기수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비명계의 결속력이 유지된다고 보겠다.분당의 동력은 호남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평가, 그리고 친명계가 주도하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결정할 수 밖에 없다.

  시나리오 #3 
(민주당 정상화) 이재명 영장 기각

이 시나리오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악몽이 된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 영장이 기각되는 경우다. 이 상황은 이재명 대표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적 탄압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 동력을 창출한다. 

법원이 구속 영장을 기각할 경우 검찰이 ‘범죄 혐의가 중대함’이라고 주장할 것에 대해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거나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보고 방어권을 보장하는 논리 외에 다른 것을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속 영장은 도주의 우려나 증거 인멸 외에 범죄 혐의의 중대성을 그 요건으로 한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 도주의 우려를 주장할 수 없거니와 증거 인멸도 적절치 않아 범죄 혐의의 중대성을 주 이유로 내세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법원 입장에서 기각의 사유는 ‘중대하지 않다’가 아니라 ‘다툼의 여지가 있다’거나 ‘범죄 사실 소명이 부족하다’ 두 가지 이유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영장이 기각되는 것은 사실상 검찰의 판정패를 의미하게 된다. 그렇다고 검찰이 영장 재청구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문제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으로서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이며, 기각되는 때는 일패도지(一敗塗地)하는 상황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국민의힘 내에 비윤 내지는 반윤 세력들에 의해 자칫 여당내 내홍으로 불똥이 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내년 총선 참패를 이유로 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 검찰에서 중대 사건들을 처리해 온 검찰 특수통이라는 점, 그리고 현재의 검찰 조직이 법원과 판사들의 성향을 충분히 고려해 영장 청구를 할 것이라는 점에서 법리상 하자가 생길 영장 청구를 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내 김명수 대법원장을 지지하는 세력의 영향력은 여전히 리스크로 있다. 만일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이 법원이나 판사의 정파적 의사가 개입되었다고 판단할 경우 윤 대통령의 성격상 그대로 넘어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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