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AP시스템"을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AP시스템"을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0.25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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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5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5위 -

- 세상에는 사활을 걸고 대기업 독점납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삼성을 파트너로 두고도 욕심을 내다 악수를 두는 회사도 있다.

- 1994년 창립된 AP시스템(舊 앤콤정보시스템, 코닉시스템)은 본래 반도체장비 관련 S/W사업으로 출발한 회사다. 이후 장비사업 다각화에 성공해 현재는 반도체장비, LCD장비, 아몰레드장비 등을 제조하는 업체로 거듭났다. 2011년 12월 기준으로 매출액 2,224억에 영업이익 258억 원, 부채비율 234%에 유보율 662%의 나쁘지 않은 회사였다.

- 무엇보다도 AP시스템의 신뢰도를 올려놓은 지점은 이 회사가 삼성디스플레이와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점이었다. AP와 삼성은 4년의 시간을 들여 연구비 500억 원과 20여명의 연구원을 투입해 아몰레드 엑시머 레이저결정화 설비기술(저효율 실리콘으로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 지식경제부는 이를 2010년 12월 첨단기술로 고시했고 AP시스템은 삼성디스플레이에 해당 장비를 2년간 독점납품하기로 계약했다(연간 매출액 1,400억 원). 8,000원 선이던 주가는 2011년 8월 17,000원 선까지 상승했다. 삼성과 독점거래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에게는 많은 것이 설명되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전도양양해 보이던 AP시스템의 주가는 오늘 곤두박질쳤다. 기술유출 의혹 때문이다. 작년 10월 중국 B사의 설비입찰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AP시스템이 자사의 경쟁력을 부각하기 위해 아몰레드 설비개요도 등 기술 일부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뉴스가 전송되었다.

- 결과적으로 입찰에 성공한 것은 일본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술유출 가능성을 감지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원래부터 기술유출‧사내 부정부패 등의 문제에 철저한 원칙을 고수하는 삼성은 올해 초 오보텍에게도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 경기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25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위반' 혐의로 AP시스템 대표 정모(49)씨 등 임직원 5명과 법인을 불구속 입건했다. AP시스템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도 급증했다.

- AP시스템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경찰수사가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 “영업활동 일부로 미미한 사안이고 의도적인 기술 유출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 조사는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잠깐 요동치는 듯하던 AP시스템의 주가는 결국 하한가인 7,610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장은 마감되었다. 어쩌면 이것은 시작일 뿐인지도 모른다. 삼성 관련 매출이 AP시스템에서 차지하던 비중은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 상황이 급반전되지 않는다면 하락의 끝을 짐작할 수 없는 형국이다. 신뢰를 잃어버린 파트너에게는 더욱 추워질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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