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vs 反교조 막 올랐다
전교조 vs 反교조 막 올랐다
  • 이원우
  • 승인 2012.11.1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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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위원장’ 이수호 對 ‘교육부 장관’ 문용린 구도로

진보진영의 선택은 결국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였다.

97개 교육·시민운동 단체들로 이뤄진 ‘2012 민주진보 서울교육감 후보 추대위원회’는 11월 13일 “이수호 전 전교조 위원장이 가장 많은 점수를 얻어 후보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12월 19일 보수진영의 문용린 서울대 명예교수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1989년 전교조 결성을 주도했다가 해직된 뒤 2001~2002년 전교조 위원장, 2004~2005년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한 이수호 후보로의 단일화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후보 간의 정체성을 전교조와 反전교조로 분류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수호 후보는 해직 9년만인 1998년 전교조가 합법화되면서 선린인터넷고등학교로 복직해 2001년 전교조 9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전교조인’이다.

2004년부터는 민주노총 제4기 위원장으로 활동한 데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고 현재 전태일기념사업회 이사, 한국갈등해결센터 상임이사 등을 맡고 있다. 교육가보다는 운동가로서의 삶이 더욱 돋보여 긴 시간 동안 교육 전문가로 경력을 쌓아온 문용린 후보와 대조를 이룬다.

한편 이수호 후보보다 먼저 후보로 확정된 보수진영 문용린 후보는 1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5가지 행복한 서울교육 비전’을 발표했다. ‘안심하고 학교를 보낼 수 있는 환경 조성’, ‘교육적 소외계층에 대한 특별 지원’, ‘교사의 전문성과 위상 제고’ 등의 내용을 발표한 문 후보는 “단계적으로 중학교 1학년의 중간·기말 고사를 폐지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신의 꿈과 끼를 살리는 서울형 교육과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선거전 본격화되면 후보 특성 부각될 것

또한 그는 곽노현 前교육감에 대해서도 “교육 지평을 넓혔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해 보수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 의외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문용린 對 이수호의 대결구도가 정립됨에 따라 후보 간 차별화는 자연스럽게 진행될 여지가 많다. 교육전문가와 운동가의 대결은 자연스럽게 교육의 정치화(化)에 대한 논점을 파생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본지 칼럼을 통해 전교조 교사 명단공개에 대해 찬성입장을 밝히며 전교조의 폐쇄성을 비판한 적이 있고, 학생들의 권리보호에 치중된 교육현장의 중심 축을 교사로 옮겨놓겠다는 견해도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가치관의 차이는 선거운동이 본격화되고 후보 간 논쟁이 시작되면서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는 유권자들에게 “전교조냐 反교조냐”의 질문을 던지면서 교육에 대한 가치관 논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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