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점가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을 칭송하는 책들로 가득하다. 안철수 원장 본인과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와의 대담집인 ‘안철수의 생각’은 베스트셀러가 된 지 오래다.
여기에 ‘안철수 현상과 제3정당론’, ‘안철수의 힘’ 등의 저서들도 서점가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간첩 출신인 민경우 통일연대 전 사무처장이 안철수 원장을 칭송한 ‘대한민국은 안철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도 있다.
대선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출판계의 ‘안철수 찬양’ 트렌드에 맞서, 안철수 원장에 메스를 들이대며 검증을 시도한 저서가 30일 발간됐다. 미래경영연구소 황장수 소장은 이날 발간한 ‘안철수, 만들어진 신화’에서 “서점에 가면 안철수 찬양하는 책은 수백 권 가까이 되는데 안철수를 제대로 검증하는 책은 한 권도 없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내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의 지적대로 우리 유권자들이 안철수 현상을 지나치게 무비판적으로 수용해 온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안철수와 관련한 팩트들을 점검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이 주 내용이면서도 그 과정에서 언론의 무비판적이고 정략적인 보도 행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황장수 소장은 안철수 원장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며 정치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던 2011년 9월부터 안 원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왔다. 황장수 소장은 안철수 현상을 ‘유령’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안철수는 형이상학적이지도 형이하학적이지도 않아 그 실체가 유령과 같이 모호하다”고 밝혔다.
편저자인 박봉팔 ‘박봉팔닷컴’ 편집장 역시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안 원장을 파헤쳐 왔다. 그는 우리 사회의 안철수 신드롬을 '안철수 망상'이라고 규정한다. 특히 박 편집장은 안철수 현상에 대해 현실주의적인 관점에서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는 “망상이나 환각은 마약과 같아 빠져있을 때는 달콤하지만 깨어나서는 허탈함, 분노 등 퇴행적 후유증을 남긴다”며 “우리는 오늘이 고달프다고 망상과 환각에 빠져 살아서는 안 되며 현실에 두 발을 디딘 채 우리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가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안철수 원장은 자신의 책 <안철수의 생각>에서 일부 사람들이 자신을 음해하고 모함하는 투로 말하고 있는데 그들을 '키워줄까 봐' 대응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황장수 소장은 이 책에서 날카롭게 반박한다. 황 소장은 “(안철수 원장은)진실규명, 공익적 목적의 사실 규명 노력을 일방적으로 비하했다”며 “그에 비해 사회, 정치적 영향력이 보잘것없는 필자는 졸지에 키워줄 가치도 없는 모함세력이 되었기에 감히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인물을 상대로 책을 발간해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안 원장은 대통령이 되고자 모험을 감수할 생각이 있다고 했지만 나는 국민들에게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리고 싶은 책임감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며 “제도권 언론과 정당과 사회지도층이 제 역할을 했다면 굳이 여야가 다 기피하는 이런 일에 내가 굳이 나설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소장과 박 편집장은 이 책 1부에서 안철수 원장과 이명박 정부의 연계 가능성을 의심한다. 이어 2부에서는 안철수 원장의 △백신 무료 배포 △직원들에 주식 무상증여 △맥아피사의 천만불 인수제의 등 그와 관련된 신화들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규정한다.
3부에서는 △서울대 교수 임용 의혹 △논문 실적 △경제상식 △무노조 소신 등 안철수의 성향 및 인격을 검증한다. 이어 4부에서는 BW(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발행 의혹을 비롯해 ‘V소사이어티’ 논란 등을 거론하며 안 원장의 기업윤리를 비판하고 있다.
황 소장은 “정치무대에 등장한 이후 1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 대선 출마 여부, 아니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표시조차 명확하게 하지 않은 인물이 현재 대선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며 “이런 비상식적인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미래에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서문에서 안철수 원장의 다음 발언을 인용했다. 이어 그는 만약 안철수를 만난다면 이 말을 그대로 되돌려 주겠다고 선언했다.
"많은 사람들을 짧은 순간 속일 수 있고, 소수의 사람들을 오랫동안 속일 수는 있지만 많은 사람들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김주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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