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보낸 사람, ‘평양마리아’를 만나러 가요
신이 보낸 사람, ‘평양마리아’를 만나러 가요
  • 이원우
  • 승인 2014.05.0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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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평양마리아’ 개막
 

뮤지컬 ‘요덕스토리’가 처음으로 공개된 2006년 이후 8년이 흘렀다. 김정일은 결국 ‘편안하게’ 눈을 감았다. 그의 아들 김정은에게로 넘어온 권력의 향방을 누구도 알 수 없는 가운데 실세였던 장성택은 하루아침에 숙청을 당했다.

그 와중에 전혀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북한 주민들의 참상이다. 탈북자 수는 어느덧 2만5천을 헤아린다. 이젠 탈북자를 가장한 간첩까지 속출하는 판이다. 그런데도 북한인권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20세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남한의 젊은이들은 아프리카 아이들을 도울지언정 북한인권에 여전히 큰 관심이 없다.

한국인들의 인식이 이러한 상황에서 ‘요덕스토리’ 이래로 북한 문제를 예술로 풀어보려는 시도는 번번이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고질적인 자금난과 흥행 실패는 너무 흔한 레퍼토리(?)가 돼버려 더 이상 이목을 집중시키지도 못한다.

그나마 올해 2월에 개봉한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북한 문제를 다룬 문화상품 중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하교회 문제를 다루면서 기독교 색채가 강해질 수밖에 없었지만 관객을 50만 가까이 끌어 모으며 선전했다.

이런 가운데 ‘요덕 스토리’ 정성산 감독의 두 번째 뮤지컬 ‘평양 마리아’가 ‘신이 보낸 사람’의 바통을 이어받듯 지난 15일 공연을 시작했다. 이 작품은 북한 지하교회 문제를 융합해 대중적인 접근으로 풀어내려는 정 감독의 오랜 고민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조선혁명박물관 책임해설원으로 일하는 정리화는 남조선 노래 ‘사랑의 미로’를 좋아하는 평범한(?) 북한 여성이다. 하지만 남편 김광남이 선물로 준 MP3 플레이어가 화근이 돼 신의주 노동단련대로 추방되면서부터 그녀의 가혹한 인생은 미로 속을 헤맨다.

아픈 남편을 살리기 위해 위장 탈북을 한 그녀는 몸을 팔아 달러를 벌다가 지하교회 교인인 김영숙을 살리기 위해 다시 지옥 같은 북한으로 돌아가 결국 순교한다.

작품의 초반부는 ‘평양마리아’가 대중성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한의 노래를 변주하며 춤을 춘다거나 ‘사랑의 미로’를 부르며 김광남을 그리워하는 장면은 대단히 호소력이 있다.

노동단련대로 끌려간 이후부터는 잔혹한 장면들이 이어지지만 놀랍게도 이 모든 게 실화라는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반전(?)이다. 무대 장치를 최소화하고 미리 촬영된 영상을 활용한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실제로 무대에서 노래하는 배우들은 5명이지만 사전 녹화 영상을 활용하며 ‘저예산의 저력’을 보여줬다.

9월 30일까지 우파 문화운동의 중요한 구심점으로 기능할 이 뮤지컬은 세월호 참사와 맞물려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TV스팟광고나 특별이벤트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십시일반으로 모인 후원금이 이 작품의 의미를 지켜주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중요한 건 역시 관객들의 발걸음과 비평일 것이다.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 (02) 766-2115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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