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21세기는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인가?
[지상중계] 21세기는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인가?
  • 미래한국
  • 승인 2011.07.18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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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멍크’ 대토론회, 키신저 위시한 반대론 승리

 

지난 6월 18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세계적 명성의 ‘멍크 디베이트(Munk Debates)’가 개최됐다. 멍크 디베이트란 주최측이 선정한 화두를 놓고 세계 정상급 석학들이 복식조로 ‘토론 배틀’을 벌여 방청객들의 투표에 의해 토론의 승패를 결정하는 서바이벌 토론회. 금광 재벌 피터 멍크가 2008년 처음 시작한 이후 매번 인기를 더하며 1년에 2차례씩 3년째 진행돼온 이 토론회의 이번 화두는 ‘21세기는 중국의 차지가 될 것인가’였다.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역사학 교수와 중국인인 데이비드 리 칭화대 세계경제중국연구소 소장이 ‘그렇다’ 편에 섰고,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 파리드 자카리아 타임 편집장은 ‘아니다’ 편에 섰다. 정장 차림의 토론자들은 나란히 무대 위 의자에 앉아 있다가 2시간 가량 차례대로 의견을 개진했다. 이들은 헤드셋마이크를 낀 채 마치 법정에 선 변호사처럼 열변을 토하며 객석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토론 전 방청객들의 의견은 찬반이 각각 39% 대 40%(미정 21%)로 비슷했으나 토론이 끝난 후 2700여명의 방청객들 중 62%가 키신저 국무장관과 자카리아 편집장의 ‘아니다’에 손을 들어주었다. <미래한국>이 이날 토론 내용을 상세히 소개한다.

니얼 퍼거슨 : 나는 21세기가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세기가 중국의 세기였기 때문이다. 19세기와 20세기만 예외였다.
중국을 인구,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자. 중국에는 50개의 민족이 살고 있다. 중국을 유럽처럼 구분하면 90개 나라가 세워질 것이다. 중국의 11개 도시는 인구가 600만명 이상이다. 유럽에서 인구가 600만명 이상 되는 도시는 런던 밖에 없다. EU의 11개 국가는 전체 인구가 600만명 이하다.

중국은 유럽처럼 구분하면 90개국 규모

중국의 경제는 30년 동안 계속 성장했다. IMF는 5년 내 중국은 세계 최대의 경제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제조업에서 미국을 앞질렀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 됐다. 중국은 2035년까지 세계 에너지의 1/5을 소비할 것이다. 중국은 과거에는 해외직접투자에 의존했지만 오늘날 3조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 혁신과 교육 분야에서도 뛰어나다. 신규 특허분야에서 중국은 독일을 앞섰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 간 15세 아이들 실력 테스트에서 중국은 수학에서 600점을 맞으며 1위를 했다. 미국은 487점으로 25위였다.

21세기의 열쇠는 서구의 몰락이다. 서구의 금융위기는 과도한 융자와 보조금 도박에 때문에 발생했다. 재정위기로 미국은 이자로 내는 돈이 국방비보다 많다. 서구의 정치적 위기는 미국의 부채한도액을 둘러싼 논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도덕적 위기는 미국에 퍼진 섹스팅이 반증이다. 21세기는 중국의 것이다.

파리드 자카리아 : 21세기는 중국의 것이 아니다. 경제, 정치, 지정학적 이유 때문이다. 한때 일본이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며 일본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본이나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들은 처음에는 연 9%의 고성장을 하다가 점차 6%, 5%로 감소했다. 중국도 그 뒤를 따를 것이다. UN 보고서는 중국의 인구가 향후 25년 내에 4억명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패권국이 되려는 나라가 그 과정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경우는 없었다. 세계 패권국이 되려면 이를 감당할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

중국은 위기의 정치시스템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다. 다음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 중산층이 생기면서 그들의 정치적 열망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대만의 통합은 어떻게 될지, 민주화 이행이 어떻게 될 것인지 불투명하다. 한국을 봐도 민주화 과정은 유혈사태 등 혼란이 있는데 중국 같이 크고 복잡한 나라에서 어떻게 지나갈지 모른다.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서로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 중국의 부상을 인도,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앞으로 더 많은 개혁 개방 추구

데이비드 리 : 세 가지 키워드가 있다. 첫째, 에너지다. 중국의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변화는 170년 전 중국과 서구의 충돌에서 비롯됐다. 당시 중국은 대패했다. 그것은 우리에게 지금까지도 모욕이다. 이는 반발을 가져와 공산당이 세워졌고 이들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전 세계에 확산하는 것보다 독립되고 강력한 중국을 희망했다. 중국 공산당은 문화대혁명을 했지만 이것은 중국에 도움이 안 됐다. 그리고 33년 전에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개혁 개방이다. 개혁은 정치, 경제 제도에서 점진적인 개선이 계속되는 것이고 개방은 서구로부터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배운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33년 동안 개혁과 개방을 해왔지만 오늘날 젊은이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개혁과 개방에 집중하고 있다. 둘째, 부활이다. 우리는 1500년 전 당 왕조의 위대한 부활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이것은 서구에 복수하는 것도 아니고 현재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성공을 모방하는 것도 아니다. 평화적이고 자긍심이 강하며 개방적이었던 당 왕조를 부활하는 것이다. 셋째, 영향력이다. 중국의 부상은 가난한 국가에 희망을 준다. 가령, 아프리카 사람들은 ‘중국을 보라. 중국은 원래 가난한 나라였다. 우리라고 못하겠는가?’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의 부상은 서구와는 다른 대안의 사회적, 경제적 모델을 제시한다. 개인적 자유를 강조하는 서구 모델과는 달리 사회적 안정, 사회적 복지 등에 집중하는 새로운 모델이다. 끝으로 국제관계다. 당 왕조의 부활은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 평화와 협력을 추구할 것이라는 의미다.

 

국내 해결 과제 많아 서구와 협력 필수

헨리 키신저 : 나는 중국을 존경한다. 지난 40년 동안 이룩한 그들의 놀라운 성취는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은 엄청난 국내 문제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중국은 매년 24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매년 600만명의 노동자들을 흡수해야 하며 연 유동인구는 1억5000명에서 2억명이다. 이들을 수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정학적으로 중국은 작은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들은 종종 연합해 중국에 맞서왔는데 역사적으로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시도가 나오면 이런 반작용이 나왔다. 그것은 세계 평화에 재난이 될 것이다.

문제는 21세기가 중국의 것이 될 것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중국이 서구와 협력하며 함께 일할 수 있는가 여부다. 중국이 서구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국제체제를 만들 수 있는가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국가가 기존 국제체제와 협력할 수 있을까? 나는 이에 긍정적이다. 핵확산, 환경, 사이버 문제 등은 혼자서 다룰 수 없다. 이런 점에서 21세기는 중국에 속해 있다고 믿지 않는다. 내 결론은 21세기가 중국에 속해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21세기를 함께 만들어가는 보편적인 개념을 만들 수 있는가이다.

퍼거슨 : 중국은 일본의 역사를 반복할 수 있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일본은 1945년 군사적으로 패배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중국은 일본의 뒤를 따르지 않을 것이다. 
자카리아 : 일본의 예가 말하는 것은 계속 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제가 현대화되다보면 문제를 발견한다. 지난 100년 동안 빈국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2,000달러를 넘은 나라는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5개 정도 밖에 안 된다. 이들은 기본 제조업을 다지고 개혁 후 정부가 경제에서 빠졌고 마침내 사회 각 분야가 현대화됐다. 중국은 경제, 정치, 인구, 지정학적으로 문제가 있다. 중국은 국내 문제에 집중해야 할 것이고 해외에서 헤게모니로 영향력을 발휘할 여력이 없을 것이다.

중국은 금융위기에서 더욱 부상

리 : 중국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붕괴되기 전까지 변화하지 않았다. 일본은 지금 중국을 배우려 하고 있다. 중국은 계속 두 자리 수로 경제가 성장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도 세계 패권국으로 부상하기 전에 경제가 성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줄었다. 오늘날 중국은 많은 젊은 중국인들을 세계에 유학을 보내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전체 학생의 6배에 해당하는 중국 학생들이 미국, 캐나다 등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들이 변화의 힘이다. 

키신저 : 중국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에서 2005년 9.2명의 노동자가 노인 한 명을 돌봐야 했는데 30년 후에는 2명의 노동자가 한 명의 노인을 돌봐야 한다. 중국은 도시화, 인구의 변화, 국제 체제 참여 등에 적응하느라 바쁘다. 나는 중국의 커가는 영향력이 서구식 개념인 제국주의와 동일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중국은 서구를 지배하려고 하기보다 국내 상황을 다루면서 서구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카리아 : 중국은 지난해 코펜하겐 기후회담에서 협약 서명을 거부하면서 미국을 모욕했다. 센카쿠 섬에서는 일본을 화나게 했고 북한의 천안함 침격을 비난하라는 한국의 요청을 거절하며 한국을 자극했다. 남지나해에서는 베트남, 필리핀을 자극했다. 중국 주변의 이들 나라들이 이런 중국의 부상을 수용할 것이라고 보는가?

퍼거슨 : 중국은 금융위기에서 더욱 부상했다. 중국은 세계 경제를 부양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중국은 가장 역동적인 시장이다. 중국의 주변 국가들은 중국에 물건을 팔려고 혈안이다.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을 경쟁자가 아닌 시장으로 보고 있다. 중국 주변의 작은 아시아 국가들이 연합해서 중국에 맞서는 것은 환상이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중국에 의존적이 됐다. 21세기가 중국에 속해 있다는 이유다. 

리 : 지난해 1년 동안 긴장관계가 많았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보자. 누가 긴장을 조장했는가? 중국이 아니다. 가령, 센카쿠 섬의 문제는 일본이 자극했다. 분쟁 중인 섬에 온 중국인들을 일본이 국내법으로 체포했다. 중국은 협상하려고 했다. 의미 있는 협정을 맺으려고 했다. 하지만 일본과 협상하면 의회가 바뀌면서 내용이 다 바뀐다. 미국도 그렇다. 오바마 대통령과 협상하면 의회에서 그 합의를 무용지물로 만든다. 금융위기 3년 동안 중국은 세계 금융시스템을 안정화시키고 애썼다. 최악의 시기에 환율을 평가절하하지 않았고 미국 재무부 채권을 팔지 않았다. 중국은 파산이라는 위험요소를 감수하고 미국과 유럽 정부를 지지하는 투자가인 것이다.

자카리아 : 역사를 보면 경제적으로 의존적이어도 전쟁은 일어났다. 전쟁의 이유는 명예였다. 경제는 상관없다.2차 세계대전 직전 유럽 대륙은 경제적으로 지금보다 더 의존적이었다. 영국과 독일의 경제의존도는 대단했다.

 

질문 :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은 식민주의인가?

리 : 중국은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을 의도가 없다. 중국은 아프리카와 협력하려고 한다. 중국은 여전히 가난한 경제다. 1인당 GDP가 4000달러에 불과하다. 갈 길이 멀다.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하려고 해도 능력이 안 된다. 중국은 가난한 동료 국가들에게 새로운 모델이 되려고 한다.
자카리아 :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는 인기가 있다. 특히, 아프리카 독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케냐에 1년 반 전에 갔을 때 케냐 의원들을 만났다. 그들의 가장 큰 우려는 중국이 인권 문제를 간과하고 독재자들과 거래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중동에서 이미 경험했다. 인권에 눈감고 중동 독재자들과 안정적인 관계를 가졌던 것을 말이다. 

중국은 경제·정치·지정학적 준비 미흡

퍼거슨 : 서구는 아프리카 독재자들과 한번도 거래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나도 아프리카에 갔었는데 직업이 없던 광부들은 중국 때문에 일자리가 늘어서 좋아하고 있다.

질문 : 중국도 아이패드를 만들 만큼 기술 혁신을 할 수 있을까?

리 : 가능하다. 어떤 나라도 가난하게 출발해서 하루 아침에 아이패드를 만드는 나라가 될 수 없다. 우리는 개방을 통해 수십만 명의 학생을 해외에 보내 좋은 것을 배워오라고 시키고 있다. 30년 전에는 아무것도 개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미국도 힘들어하는 고속철도를 만들었다. 우리는 자동차도 만들고 있다. 중국은 더 혁신할 것이다.

자카리아 : 중국이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은 잘못이다. 할 것이다. 하지만 혁신은 과학, 소비자 행동, 기업가, 자본주의 등 복합적으로 이뤄진다. 중국도 그들 방식으로 혁신할 것이다. 그런데 차이가 있다. 아시아에서 중시되는 것은 위계질서다. 아시아식 교육도 문제다. 나도 아시아 교육 받았다. 암기 위주로 큰 시험을 한번 보고 그 시험이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 미국교육이 훨씬 낫다.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 능력, 평생 배우기를 좋아하도록 만들고 실패를 치욕으로 생각 안하게 만드는 교육이다. 효과적으로 실패하는 것은 혁신의 필수다.

질문 : 튀니지와 이집트 젊은이들이 길거리에서 시위한 결과 권위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있다. 정치적 변화 요구에 중국 리더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이라고 보는가?

리 : 경제적 개혁 성공 후 중국인들이 정치적으로 참여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제적 제도 개혁이 정치적 제도 개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도자를 선출하는 방식이 훨씬 정교해지고 있고 젊은 중국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지고 있고 이에 따라 정책이 바뀌고 있다. 

자카리아 : 5년 전이면 이 말에 동의했을 것이다. 당시 중국에서는 제한적이지만 진짜 정치 개혁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경제 개혁은 계속 됐지만 정치적 개혁은 후퇴했다. 아랍의 봄은 중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아랍혁명인 재스민 혁명이 검색 웹사이트인 구글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100만명이 검열 받고 있다. 문자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내 방송프로그램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인터뷰했는데 중국이 결국 정치적으로 어떻게 되겠는가 라고 정중히 물었다. 이 질문 때문에 인터뷰는 중국 TV에서 금지되고 중국 웹사이트에서 삭제됐다.

중국은 중산층의 수요에 부응하는 정치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중국은 25년 뒤에 어떨까? 중국인들의 목소리가 중국 지도층에 들릴까? 그것이 중국의 큰 정치적 도전이다.
키신저 : 중국은 다음 10년 동안 정치 제도를 경제 발전과 어떻게 일치시키는가를 두고 씨름할 것이다. 경제와 인구의 변화, 교육의 확산이 불가피하다. 중국의 새로운 지도자들이 생각해야 할 이슈가 있다. 서구식 의회 민주주의를 따라 조금 더 투명한 정치체제를 이루는 것이다. 중국은 이런 근본적인 국내문제에 집중하느라 외부에 신경을 쓰지 못할 것이다.

퍼거슨 : 우리는 한 가지 큰 실수를 하고 있다. 서구 민주주의를 보편적인 것으로 보고 모두 나라에서 채택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실망할 것이다. 다른 모델들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1개 정당이 재스민 혁명을 통한 붕괴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집권하고 있다. 한편, 국가는 내부적으로 정치 문제가 있을 때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외교정책을 펼친다. 근대 역사는 이를 잘 보여준다. 

자카리아 :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정책은 일관돼 있다. 중국이 생산적인 국제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이것은 계속될 것이다. 내가 우려하는 것은 중국이다. 정치 개혁을 하지 않으면서 더 국수주의적이 되고 교만해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 같이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리 : 중국은 어려운 이슈에 대해 같이 일할 준비가 돼 있다. 문제의 본질은 금융위기 후 미국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매우 혼합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의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이 중국에 호전적이 되고 있다. 그게 문제다. 중국은 바뀌지 않았다. 금융위기 등 국제적 문제를 같이 풀자.

중국은 자신의 성장능력 제대로 사용해야

키신저 : 이슈는 두 가지다. 첫째, 중국이 그의 성장 능력을 어떻게 쓰는가와 둘째, 미국과 그의 동맹이 새로운 국제환경에 적응할 것인가이다. 중국은 21세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자신을 재정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경제적 성장에 기반해 자신을 재정의할 것인가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같이 할 수 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리 : 중국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변화는 경제 뿐 아니라 사회, 정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부상의 최종 목적은 세계 지배가 아니다. 중국은 세계를 지배한 적도 없고 지금 지배하지도 않으며 앞으로도 지배하지 않을 것이다. 유일하게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세계 지배는 중국의 열망도 아니다. 능력도 되지 않고 미국의 세계 지배를 따라가지도 못한다. 다른 각도에서 봐달라. 승자와 패자로 보는 서구식 관점을 잊어 달라. 우리의 전통적인 유교적 관점으로 봐달라. 조화다. 서로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다. 같이 국제적 문제를 푸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바뀌는 중이다. 인내를 가지고 봐달라. 우리는 미국과 서구의 상대적인 침몰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부상의 의미는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다. 21세기는 중국의 세계이고 동시에 모든 나라에 속해 있다. 같이 문제를 풀어갈 국가들 말이다. 21세기를 함께 소유하자.

자카리아 : 새롭고 다른 도전 앞에서 서구 세계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고 있다. 과거 소련의 위협에 우리는 약해서 안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겼다. 지금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에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새롭고 특별한 모델을 만들었다. 전 세계에서 재능 있는 이민자들이 모여서 만들고 있다. 우리가 자신에 대한 확신을 잃으면 피해가 더 크다. 우리는 경제도 어렵고 빚도 많지만 고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유 개방 사회에 대한 확신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퍼거슨 :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른 제조업 혁명을 이루며 1억명을 가난에서 구했다. 반면, 서구는 문제가 많다. 미국은 2년 전 그리스 상황과 비슷하다. 빚이 너무 많다. 이런 재정 위기가 미국을 칠 날은 시간문제다.

이런 토론을 100년 전에 해서 20세기는 미국의 것이 되겠는가를 두고 토의했다고 해보자. 누가 지지했겠는가. 당시 영국인들은 어이없어했을 것이다. 미국은 경제적으로 크지만 국내적으로 불안정하며 군사적으로 약하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바뀌었다. 처음에는 경제 패권으로 다음에는 지정학적 패권으로 바뀌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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