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기독교인 핍박에 무관심한 오바마 정부
중동 기독교인 핍박에 무관심한 오바마 정부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10.2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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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유셉 목사는 미국 조지아 애틀란타에 위치한 대형교회인 ‘사도들의 교회’ 담임목사다. 유셉 목사는 이집트 출신으로 위성방송을 통해 이슬람권에 대한 선교 활동을 왕성히 해 미국에서 신망받는 대표적인 목사다.

그는 지난 6일 유력한 보수 인터넷 매체인 타운홀닷컴에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중동에서 최근 급격히 자행되고 있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핍박을 조장하고 있다는 칼럼을 기고해 화제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지난 9월 22일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에 있는 한 교회에서 두 명의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이 자행한 자살폭탄 테러를 들었다.

이 테러로 90여명의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이 사망하고 12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곧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미국이 무인비행기로 파키스탄 탈레반 요인들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유셉 목사는 오바마 행정부를 비롯, 서구가 중동권에서 자행되는 기독교인들의 핍박에 대한 공모자라고도 비판했다. 시리아에서 기독교인 마을 전체를 제거한 반군 세력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대항하고 있는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반군은 지난 9월 18일 예수 그리스도가 활동하던 당시에 사용된 언어인 아람어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용하고 있는 시리아의 마알루라 지역을 장악해 이곳의 기독교인들을 살해했다.

이집트에서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콥트기독교인들에 대한 핍박은 지난 7월 무르시 대통령이 군사쿠데타로 자리에서 물러난 후 더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군사 쿠데타 배후에 기독교인들이 있다며 지금까지 60여개의 교회를 불태우는 등 기독교인들에 대한 공격을 거세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집트에서 자행되는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에 오바마 행정부는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 기독교 단체들의 비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월 이집트 군사쿠데타 후 군부와 무르시 지지자의 충돌로 수백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나자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집트 내 기독교인들의 박해와 관련해서는 “종교적 소수자들의 권리는 존중돼야 한다”고 간단히 언급했다.

미국가족협회는 중동권 기독교인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당하는 핍박에 대해 기독교인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이 너무 무심한 것 아니냐고 반발하며 많은 미국인들이 적극 대응해달라는 청원서를 온라인으로 내도록 안내하고 있다.

한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8월 정례 브리핑에서 이집트에서 자행되는 기독교인들의 박해를 보며 오바마 행정부가 설정해 놓은 ‘붉은 선’(한계선)은 어디까지냐는 질문에 “나는 오늘 붉은 색 펜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답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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