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잊지 않아야 반복되지 않는다”
“비극은 잊지 않아야 반복되지 않는다”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4.02.13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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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외무부, ‘홀로코스트-반유대주의’ 세미나 개최

독일과 폴란드 및 이스라엘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정권에 의해 자행된 홀로코스트(유태인 대학살)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행사가 매년 개최된다. 2차 세계대전 중 나치는 강제수용소에서 유대인 400만 명, 집시 200만 명을 학살한 바 있다.

유엔은 1945년 당시 소련군이 아우슈비츠에 진주해 강제 수용소를 해방한 1월 27일을 기려 지난 2005년 ‘홀로코스트 기념일’로 정했다. 올해 기념식에는 이스라엘 국회의원 54명을 포함해 모두 1000여명이 참석,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혔다가 살아난 20여명의 생존자들은 수용소 내 ‘죽음의 벽’에 헌화했다.

국내 교육자 초청 홀로코스트 관련 세미나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외무부는 홀로코스트 및 반유대주의에 대한 세미나(Seminar on the Holocaust, Anti-Semitism and Israel for Educators from South Korea)를 최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지난 2014년 1월 11일부터 23일까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렸으며 대한민국 교육 관계자들을 위해 특별히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20명의 대한민국 교육 및 학술관계자들을 선발해 진행됐다.

이 세미나의 목적은 국내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홀로코스트의 진실과 일각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유대주의에 대한 내용들을 반박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세미나에서는 △유태인 및 이스라엘의 역사 △홀로코스트 학살극 당시 나치의 입장 △바그너부터 히틀러까지 반유태주의(antisemitism)가 태동한 과정 △시오니즘의 진실에 대한 강연이 실시됐다. 이어 이스라엘 야드바셈(Yad Vashem)에 위치한 홀로코스트 역사박물관 방문 일정 등이 이어졌다.

세미나에 참가한 심후섭 대구 송정초등학교 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현지 행사에 다녀온 소감을 소개했다.

- 이번에 참가하신 야드바셈 세미나의 가장 큰 의의는 뭐라고 느끼셨는지요.

이번에 저를 포함해서 20여명의 교육자들이 갔는데요, 이스라엘 민족들이 그간 겪었던 고통을 보니 우리나라와 비교해볼 때 유사한 점이 많았습니다. 인류가 힘을 모아서 홀로코스트와 같은 비인간적인 만행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이번 세미나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현지 분위기는 어땠나요.

독일로부터 핍박을 받은 홀로코스트 현장을 기념관으로 만들었는데 거기에 나치 가스실로 끌려가서 죽은 많은 유대인들의 유물이 있었습니다. 관람객들은 그걸 차근차근 보면서 인간의 잔인성과 맹목적인 전체주의에 대해 인류의 일원으로서 함께 반성하는 분위기였습니다.

- 과거 가해자였던 독일이 정부 차원에서 그 박물관을 지원했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게 사실입니다. 독일 나치 정권은 전쟁 당시에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던 시설을 은폐하고, 증거를 없애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독일 국민들은 진심으로 반성했고 남은 자료들을 이스라엘에게 상당수 그대로 넘겼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 박물관을 짓는 데 독일에서 자금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박물관 운영비 조차도 독일에서 일부 지원하고 있습니다.

- 일본과는 좀 대조가 되는 부분이군요.

안타깝지만 그렇죠. 지금 일본은 계속 과거를 부인하고 빠져나가려고만 하는데 독일은 책임을 통감하고 이스라엘 농산물을 더 비싸게 사주고 박물관에 자금을 지원해줘서 운영이 잘 되도록 도와주는 걸 확인했습니다.

우리 인류가 공통으로 번영을 누리고 이웃으로 살기 위해서는 옛날 일들을 극복하면서 용서는 안 되더라도 잊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죠. 특히 노력하는 자세가 우리와 일본에게도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이미지 개선에도 중점 둬

- 전세계적으로 유대인들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가 형성돼 있는 게 사실인데요, 이번 행사는 이런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데에도 중점을 뒀다고 알고 있습니다.

유대인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들에게 로마시대 이전부터 씌워져 있는 오명이 있다는 걸요. 예컨대 돈만 안다든지 서민을 괴롭힌다든지 하는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은 자신들이 살던 이스라엘에서 쫓겨난 후 외국에 살면서 경제활동을 하기 쉽지 않았던 관계로 남들이 꺼리는 세금 거두는 일들만 주로 맡겼기 때문에 심화된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번 세미나처럼 한국 교육자들을 초청해서 하나씩 하나씩 설득하고 오해를 해소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우리도 배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신데요, 평소에도 이런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그렇습니다. 제가 교육자인 동시에 아동문학가이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까지도 비참하게 학살당했던 홀로코스트의 비극에 대해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그간 약 70권의 동화책들을 낸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이야기를 주로 써 왔는데요, 이번에 이스라엘에 다녀온 것을 계기로 아픈 역사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희망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관한 소재를 동화로 써보려고 합니다.

- 내년에도 같은 행사가 열릴 경우 주변에 참가를 권유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물론입니다. 이건 교사들에게 세계적 안목을 키워주는 일이니까요.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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